▲ 천안 삼거리공원 안내문
평소 애창하는 노래에 배호의 <비 내리는 경부선>이 있다.
“경부선 고속도로 비가 내린다 이 몸 실은 차창 가에 부딪혀 흘러내린다 경상도길 충청도길 비 내리는 천안 삼거리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는 떠난 님에 눈물인가"
개인적으로 이 가요에서 압권으로 꼽는 가사는 단연 ‘비 내리는 천안 삼거리’이다. 내 고향인 천안의 상징이랄 수 있는 천안 삼거리공원은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에 있는 공원이다.
▲ 영남루
민요 ‘흥타령’으로 유명한 천안 삼거리를 기념하여 만든 공원이라는 건 다들 상식으로 알 터이다. 천안 삼거리는 예로부터 북쪽으로는 서울, 남쪽으로는 경상도인 대구·경주 방향과 서쪽으로는 전라도인 논산·광주·목포 방향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삼남대로의 분기점이었다.
천안 삼거리 공원이 위치한 곳은 예전 삼거리가 있었던 장소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1970년대부터 조성한 면적 9만 6,000㎡의 공원에는 곳곳에 휘영청 늘어진 능수버들이 정겹다.
▲ 영남루 2
연못가에는 조선 시대 화축관(華祝館)의 문루(門樓)로 추정되는 영남루(永南樓,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2호)가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밖에 삼룡동 삼층석탑(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1호)과 천안노래비 등이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갈 길이 막혔던 천안행 길을 오늘 택한 것은 죽마고우들의 빗발치는 성화 때문이었다.
▲ 삼거리공원 상징물
“코로나 이전엔 매달 가졌던 모임을 2년 가까이 못 하고 있으니 이게 대체 사람 사는 도리냐? 이러다간 길거리에서 봐도 얼굴을 몰라보겠다. 밥이라도 한 끼 먹자!”라는 친구의 종용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천안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성정동에서 친구들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나왔다. 악수와 포옹에 이어 천안 삼거리 공원 앞의 장어구이 전문 식당으로 이동했다. 장어 두 판과 밥으로 배를 채운 뒤 오랜만에 삼거리공원으로 들어섰다. 휘영청 축 늘어진 능수버들이 반갑게 우리를 맞았다.
▲ 신난다!
“안녕하셔유?
그동안 잘 지내셨슈?”
“응, 덕분에... 그나저나 나도 니들을 만나니 정말 반갑구나!”
저만치서 영남루도 꾸벅 인사를 했다.
▲ 삼룡동 3층석탑
“집안은 무탈하시고요?”
“그럼~ 너희를 못 본 새에 우리 손녀와 손자는 어느새 세 살이 되었단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도 방긋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삼룡동 삼층석탑 또한 정겨운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앞으론 자주 오셔유.”
“그러자꾸나, 다음엔 우리 손주도 데리고 올게.”
▲ 장어구이 참 맛나네!
석물(石物)로 만든 그 시절 천안 사람들 상징물들도 장구와 북을 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천안 삼거리공원 위를 나는 새들도 합창으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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