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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없는 당진 첫 특수학교

생생현장리포트-한수미 당진시대 취재차장

2021.06.03(목) 21:06:20도정신문(deun127@korea.kr)

차별없는 당진 첫 특수학교 사진


발달장애를 둔 엄마들이 무릎을 꿇었다. 1~4시간 걸려 통학하는 아이들이, 조금만 더 가까이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들에게 쏟아진 것은 공감이 아닌 비난의 화살이었다. 하지만 결국 엄마의 무릎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한 장의 사진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강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설립됐다. 17년째 멈춰 있던 서울 시내 특수학교 설립이었다.

충남장애인부모회 당진지회가 강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의 개교 과정을 담은 영화 ‘학교 가는 길’ 상영회를 개최했다. 관람석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에서 한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있어도, 우리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할 때가 있는데. 내가 죽으면…. 할 수만 있다면 제가 지현이보다 오래 살고 싶어요. 할 수만 있다면”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이번 당진시대에 보도된 40대 장애아들을 돌보는 80대 아버지 박효우 씨도 같은 말을 했다. 아들보다 하루만 늦게 죽고 싶다고.

하지만 이어 한숨 소리가 들렸다. 영화 속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강서구 주민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차별받았다며 특수학교 설립을 온몸으로 반대했다. 그리고 ‘효율성’을 꺼냈다. 허준이 태어난 곳에 한의사협회도 있고 허준 거리도 있으니 대형 병원이 들어서야 한다면서 주민 기피 시설인 특수학교는 들어서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이 말하는 차별은 특수학교가 설립되는 강서구 가양동 일대가 그동안 경제적 차별을 받아 왔다는 것이다. 가양동은 1990년 정부가 주택난 해소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를 건설한 지역이다.

결과적으로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탈북민 등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 됐다. 주택난 해소라는 좋은 허울은 있었지만 결국 취약계층을 집단 수용해버린 탓에 빈곤으로 차별받고 살아왔다. 온몸으로 차별받아 왔는데 다시 온몸으로 차별을 쏟아내는 게 아이러니했다.

특수학교 대신 대형 병원을 짓는 것이 효율성인 측면으로 보아 우선해야 할 점인가. 그렇게 따진다면 취약계층들은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효율성에 밀리고 밀려 눈에 띄지 않는 한 구석쯤에 있게 되지 않을까.

당진의 첫 특수학교가 올해 개교했다. 서진학교와 달리 당진에는 주민의 환대 속에 무탈하게 당진나래학교가 세워졌다. 당진 시내에서 30분 떨어진 것이 아쉽지만. 조금 더 사회 안으로 들어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더불어 사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편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는 어려운 일일까. 이러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가치들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 우리 당진에는, 지역사회에는 갖고 태어난 것에 대해서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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