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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봄날 거리두기를 하며 꽃을 감상하기에 최적화된 백마강 길에서 만나는 매화의 사연에 빠져들다

2021.03.21(일) 04:31:12충화댁(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봄은 꽃의 시간이다. 매화가 봄의 시간을 빌려서 피어나고 있다.

전국 여기저기에서 매화 향에 몸살이 나고 동네마다 개화하고 있는 매화가 웃음을 흘리고 있다. 매화가 고혹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매화는 계절의 맨 처음에 피어나 봄의 한 때를 꽃 천지로 만들어주는 꽃이다. 매화가 피는 것을 신호로 봄꽃들도 개화하기 시작한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최근 매화가 흔하게 된 것은 기후변화 때문인 것 같다. 예전에는 3월에도 겨울 추위가 남아있었고 눈도 내렸다. 매화가 봄기운을 맡고 꽃을 피운 날에 눈이 내리면 '설중매'가 되는 것이다.

꽃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피어난 매화 한 떨기에 선비들의 가슴은 설레고 시상이 꿈틀댔을 것이다. 옛날의 겨울은 지금보다 혹독했기에 봄기운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꽃을 피우는 매화는 옛 선비들에게는 매혹으로 다가왔을 터였다. 매화는 선비의 품격을 상징하는 꽃이다. 선비들은 매화의 매력에 반해 수종이 같은 매화에도 다양한 이름을 붙여서 감상을 했다. 부여에는 겨울 매화 즉 동매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매화가 있다. 그 사연 속으로 백마강 길을 따라 떠난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매화는 고즈넉한 곳에서 홀로 뒷짐 지고 서서 고고하게 감상하는 꽃이다.

언제부턴가 매화나무가 물결을 이룬 곳을 무리를 지어 다니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 후로 매화의 품격도 떨어져 버린 것 같았다. 지금은 무리를 이루어 다니는 관광이 환영받지 못한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꼭 맞는 맞춤형 매화 감상지로 최적화된 곳이 있다. 매화의 고결한 매력을 무리들과 거리를 두고 감상할 만한 곳이 부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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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규암면 진변리 부산
(浮山)에는 조선 선비 백강(白江) 이경여(1585~1657) 선생의 스토리텔링을 간직한 매화가 있다. ‘부여동매라는 고유명사를 붙여서 특별 관리하는 매화이며 충남 문화재 자료 122호로 지정되어 있다.

 

부여동매는 동지에 한번 개화하고 3월에 다시 개화해서 두 번 개화하는 특이한 매화이다. 이 매화는 백강 선생이 명나라 수신사(修信使)로 다닐 때 세 그루를 가져와서 심었다. 당시에는 귀한 외래종 매화나무인 셈이다. 중국에서도 추운 지방인 심양에서 한 겨울에 환하게 핀 매화를 보고는 고국으로 돌아올 때 가져와서 심은 것이었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동매는 잘 자라서 부산(浮山)서원에서 수학하는 선비들의 절의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었다. 일제강점기까지 잘 자랐던 동매는 조선의 동매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천연 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금도 그 당시 세워진 돌비석이 풍상에 글씨마저 마모된 채 남아 있다.
동매는 나무의 생김새도 아름다웠다. 추운 겨울의 한가운데인 동지(冬至)에 꽃을 피워서 건조한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주고 초봄에 또 한 번의 꽃을 피워서 눈을 즐겁게 해주었던 나무였다. 옛 선인들은 매화에 얽힌 사연과 생김새, 꽃 색깔, 심지어 날씨에 따라 변하는 모습 등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 전국의 유서 깊은 마을에는 이런 오래된 매화나무가 남아 여전히 향기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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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강 선생이 심었던 세 그루의 매화는 오랫동안 동안 제 자리를 지키다가 두 그루는 수명을 다했는지 먼저 죽었다. 나머지 한 그루가
400여년이 넘도록 살아남았으나 어느 날 갑자기 불에 타서 죽는 일이 발생했다. 동매에 불이 난 사건은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지만 동네 주민들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불을 질렀으리라는 의혹을 품고 있다.
부여동매가 너무 아름다워서 욕심이  생기고 시기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그 후 불에 탄 뿌리에서 싹이 터서 현재의 부여동매로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부여출신 화가 임옥상이 지난 1나는 나무다라는 주제로 연 개인전에서 그렸던 나무들 중에 부여동매도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거친 고목에 하얗게 핀 매화를 함박눈이 떨어지는 순간처럼 그려놓았다. 한 겨울에 꽃을 피웠던 부여동매의 고결한 매력을 임옥상 화가는 놓치지 않았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오늘쯤 부여동매를 찾아가면 봄바람에 꽃잎이 한 장씩 날리는 풍매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매화처럼 다양한 이름을 붙여가며 감상하는 꽃도 없다. 풍류를 아는 꽃이다. 백강 선생은 지금도 요원한 북벌의 꿈을 부여동매에 가둬놓고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고즈넉한 곳에서 고고하게 감상해야 매혹이 되는 부여동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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