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2020.09.13(일) 22:07:52낯선일상으로의초대(withknit@naver.com)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59.jpg)
휴게소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기가 조심스러운 시국이라 편도 한 시간 이상의 거리는 자제하는 요즘, 사람이 많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알게 된 ‘연산향교’를 다녀왔다.
기호학파가 번성했던 선비의 고장이라는 논산에는 서원과 향교가 많은데, 예로부터 서원과 향교·고택 등에 배롱나무를 많이 심었던 까닭에 여름이면 배롱나무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명재고택, 종학당, 유봉영당, 돈암서원 등 오래되고 풍성한 배롱나무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아 자주 찾았던 논산인데, 연산향교는 올해 처음 알게 되어 찾았다. 찾아가는 길목부터 모든 것들이 참 좋았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35.jpg)
연산향교는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재래시장 근처의 철길 건널목을 건너편 마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하늘에 구름이 좋은 날이라 철길 건널목마저도 그 풍경이 멋져 일부러 차를 세우고 사진을 몇 장 담아본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37.jpg)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39.jpg)
마을 어귀의 푸른 논과 봉숭아꽃 몇 포기가 오랜만의 산책길을 반갑게 맞아준다. 배롱나무꽃을 찾아가는 길이라 그런지 논가의 배롱나무 묘목을 재배하는 곳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차를 세웠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41.jpg)
마을 어귀부터 향교까지는 중앙선이 따로 없는 좁은 외길이다. 다니는 차가 많지 않아 차를 가지고 올라가도 관계없지만, 마을 꽃길도 예쁘고 하늘도 좋은 날이라 마을회관 앞 주차공간에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걷는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42.jpg)
아직 몇 송이 남아 있는 능소화도 반갑고, 누구의 손길인지 다양한 꽃들을 심어놓은 길이 참 곱고 정겹다. 멀리 홍살문이 보이고 드디어 만난 연산향교.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44.jpg)
연산향교는 1398년 조선 태종 때 현유의 위패를 모시고 지방민의 교육을 위해 창건된 곳으로 조선시대까지는 유생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 실시로 교육적 기능은 사라지고 제향의 기능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45.jpg)
향교는 바깥대문인 외삼문과 유생들이 생활하는 동재와 서재, 유생들이 공부하는 명륜당, 사당인 대성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47.jpg)
연산향교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외삼문은 닫혀 있지만, 오른편의 작은문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문을 열자마자 붉은꽃 가득한 배롱나무를 만날 수 있었다. 올해 여름에는 기후의 영향으로 풍성한 배롱나무꽃이 귀했던 만큼 늦은 여름에 만난 이 풍성함이 더 반가웠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48.jpg)
협문을 열어 들어서는 순간 고운 배롱나무꽃 나무가 반긴다.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50.jpg)
배롱나무꽃을 보며 사방에서 열심히 셔터를 누르다 보니, 화려한 단청과 어우러진 장면이 가슴 가장 깊이 들어온다. 꽃이야 어디에 있든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겠냐마는, 배롱나무꽃은 한옥의 기왓장이나 토담과 함께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 왔는데, 단청과 나란히 있는 모습이 더없이 수려해 화각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담다 보니 벌써 셔터 누르기가 수십 번이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53.jpg)
내삼문과 함께 담긴 배롱나무꽃은 연산향교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사진을 담는 곳이기도 하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55.jpg)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향교를 관리하시는 분을 만나 배롱나무꽃의 풍성함을 이야기하다가 감사하게도 내삼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만난 대성전의 정갈한 모습도, 대성전에서 바라본 내삼문의 아름다운 모습도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늦여름 배롱나무꽃을 찾아, '연산향교' 사진](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00913/IM0001627156.jpg)
큰 기대 없이 그저 천천히 산책이나 해 보려고 나선 길에서 올여름 최고의 풍경을 만나고 왔다. 여름날의 시골풍경과 배롱나무꽃 활짝 핀 연산향교의 아름다움은 향교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내내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그 아쉬움은 내년 이 계절이 돌아왔을 때 아마도 나를 또 이 길로 이끌지 않을까.
연산향교
-충남 논산시 연산면 관동1길 88-12
![제4유형](/images/communication/ccl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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