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되지 않은 청정 환경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하천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은어가 많았다고 한다. 뉴질랜드 은어는 오이와 같은 향긋한 냄새와 독특한 맛 때문에 원주민인 마오리 족은 물론 유럽에서 온 이주민에게도 인기가 좋은 물고기였다. 그런데 이 뉴질랜드 은어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낚시를 즐기기 위해 이민자들은 무지개 송어와 갈색 송어를 대량 방류했는데, 이 송어들이 은어 치어를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게다다 무분별한 남획과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진행되면서 뉴질랜드 은어는 멸종된 것이다.



지금 소개하려는 미호종개는 한강, 낙동강, 섬진강도 아닌 오직 금강에서만 살아간다. 금강수계의 미호천과 그 인근 수역에서 분포하는데 1984년 처음으로 기재, 보고되었다. 학명은 Cobitis Choii로 Choii는 담수어류의 분포 연구에 기여한 최기철 박사의 성을 사용하였다. 유속이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 곳의 모래 속에 몸을 완전히 파묻고 생활하며 우리나라의 특산어류로 몸의 중앙은 굵지만 앞쪽과 뒤쪽은 가늘고 길다.



미호종개는 담황색 체색에 갈색의 반점이 있는데, 머리의 옆면에는 주둥이 끝에서 눈에 이르는 암갈색의 줄무늬가 있다. 몸 옆면 중앙의 12∼17개의 원형 또는 삼각형 모양의 반점이 등 쪽과 연결되어 있다. 주둥이는 길고 끝이 뽀쪽하고, 입은 주둥이의 밑에 있으며 입가의 수염은 3쌍이다.



미호종개가 사는 서식처라 그런지 몰라도 이 곳의 환경은 참 좋아 보인다. 수질이나 생태환경이 남달리 좋은 곳에서 거주하는 모양이다. 미호종개는 2005년 3월 17일에 천연기념물 제454호로 지정되었으며, 2012년 5월 31일에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환경부로부터 관리받고 있다.



날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곳은 고요하면서도 조용하다. 앞서 말했던 수없이 많았던 뉴질랜드 은어는 1952년에 보호법이 제정되었지만, 이미 1927년 이후에 발견된 뉴질랜드 은어는 없다. 미호종개는 잡식성으로 주로 규조류를 섭식하며, 녹조류·남조류·동물플랑크톤 등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곡천으로도 부르는 길이 89㎞의 미호천은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482m) 북쪽 계곡에서 발원해 충청북도 진천군·청원군과 충청남도 연기군을 거쳐 연기군 남면 월산리와 동면 합강리 사이에서 금강에 흘러든다. 



필자의 생일이 있는 6월은 영어로 June이다. 6월은 지금은 멸종된 물고기인 June Sucker가 산란의 절정을 맞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솔트레이크 시티의 유타에 서식하던 물고기인 준서커는 이주민들의 식량원으로 주로 사용되었는데, 솔트레이크 시티 같은 도시의 팽창과 함께 지류를 식수원으로 개발하면서 가뭄이 심화되고 준서커의 서식지였던 지류들은 더 이상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제 준 서커의 6월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지류를 잘 관리하고 생태를 보전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특정 개체들이 생태계에서 퇴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인간으로 인한 종의 멸절은 결국 인간에게 나쁜 방향에서 그 영향이 돌아온다. 최상의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미호종개는 환경이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즉, 미호종개가 서식하는 곳은 식수원으로 사용하기에 아주 좋은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호종개는 주로 물의 흐름이 느리고 바닥이 모래와 자갈로 된 얕은 청정 하천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데 빠른 것보다 느린 것에 더 가치가 있음을 우리는 깨달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