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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2019.03.23(토) 22:24:33지민이의 식객(chdspeed@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왔다, 사랑했다, 갔다'라는 말은 서천 출신의 진정한 스승 이하복 선생의 유언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결코 관직에 나아가 일제의 녹을 먹지 않겠다고 말한 이야기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그럼에도 이하복 선생은 사랑의 의미를 알았던 분이라는 데에는 남다른 감회가 있다. 사랑이 지나온 길들과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사랑의 시간 속에서 그날들을 기억해본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서천에는 참 오래간 만에 온 듯하다. 건립된 이하복 전시관을 본 것이 이날이 처음이니 말이다. 충남 서천군 첫 공립박물관인 '이하복 고택 전시관'은 2018년 11월 8일 개관했다. 태극기(20세기 초반), 놋수로(20세기 중반) 등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유물 총 1천476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이하복 선생은 책을 무척이나 사랑했으며 음악도 좋아했다. 필자와 공통점이 많다고 느껴지기에 조금 더 몰입도가 높았다. 이곳에는 이하복 선생 기념실, 기획전시실, 서적 전시실, 영상실, 가상현실(VR) 체험 공간 외에 학생과 관광객을 위한 분판 체험과 가마 야외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1911년에 태어난 그는 서천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목은 이색의 후손이다. 청암 이하복 선생은 한 번 왔다 가는 누구나 겪은 삶의 형식 속에서 가족, 나라, 책, 전통을 사랑하였다. 그가 태어났을 때 한반도는 격랑의 소용돌이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었다. 1910년 국권 침탈, 1911년 105인 사건, 1919년에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가정을 이룬 이라면 한 남자의 인생에 한 여자의 인생이 소중하게 다가오고, 한 여자의 인생에 한 남자의 인생이 그려질 수밖에 없음을 알 것이다. 이하복 고택의 안방 살림은 바로 황희근 여사였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살아 생전에 사용하던 물품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데 세간은 문방용품이나 규방용품, 농사용 도구나 연장류 등으로 분류되어 이곳에 보존되어 있다. 그는 그렇게 좋은 가재도구를 갖추고 살지는 않았다고 한다. 물질보다 정신적 가치를 더 높게 여겼던 지사형 인물다운 가재도구들이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농기구와 연장류들이었다. 이하복 선생은 일반 농가보다 훨씬 많은 수의 농기구와 연장류를 보유하고 있는데 간단한 연장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였다고 한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일장기만 보고 자라왔던 내가 태극기를 처음 본 것은 서당 친구인 노승명이 만세를 부르며 들고 다니던, 그 엉성하게 그려진 태극기였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국기라는 것 지금은 잃어버린 조국의 상징이라는 것, 새 장터의 만세와 주재소 습격이 나라를 찾기 위한 거대한 운동의 표출이라는 것을 어른들은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 이하복 선생 자서전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이하복 선생은 나라를 살리는 길을 교육에서 찾았으며 교육으로 이끄는 길은 책과 전통문화에서 찾았다고 한다. 나라사랑을 실천한 힘은 모두 책 속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평소 가옥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책이 집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집이 무너진다는 개념보다는 사람을 우뚝 서게 만드는 것에 책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전 재산을 팔아서 교육 사업을 펼쳤지만 교장이라던가 이사장 등의 직책은 일절 맡지 않았으며 평생을 평교사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특히 음악에 대한 사랑은 너무나 컸다. 인격을 닦고 전통을 잇는 중요한 수단으로 음악을 생각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가야금을 배운 그의 여가 생활 대부분을 음악으로 보냈음을 알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악기나 음반 같은 음악 관련 유물이다. 

2018년에 오픈한 서천 이하복 고택 전시관 사진


책과 음악은 리드미컬한 삶을 이어준다는 데에 비슷한 점이 있다. 음악을 듣고 감상하는 일은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의 전통악기 중에 가야금을 가장 좋아한다. 책을 좋아하고 그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이하복 선생은 음악과 부인을 사랑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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