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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열단 (14)육혈포 선물

2018.11.27(화) 11:20:43도정신문(deun127@korea.kr)

의열단 (14)육혈포 선물 사진

의열단 (14)육혈포 선물 사진

“임시정부에 들렀다가 돌아올 때였소. 독립 자금 모금에 대한 논의를 한 날이었지요. 놈들은 나를 처음부터 미행하고 있었던 것인데 황포강 인근에서야 그만 알아차리고 말았소. 그때는 이미 달아날 방도가 없었고 밀정 놈에게 그만 잡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소.

약산 김원봉은 주먹을 부르쥐었다. 약수 김두전이나 여성 이명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가자는 대로 따라 갔지요. 다행히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접어들기에 그대로 놈을 벽에 밀어붙이고는 머리를 가격했소. 놈은 내가 순순히 따라가니 방심했던 모양이오. 놈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고 이어 뒤에서 따라오던 또 다른 형사 놈이 달려왔소. 호각을 불며 달려오는 통에 그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었고 근처에 있던 일제 형사 놈들과 밀정 놈들 그리고 헌병까지 동원이 되고 말았소.

참모관 문선식은 허허거리며 웃음까지 흘리는 여유를 보였다.

 

“마치 벌집을 쑤셔 놓은 듯 했지요. 황포강 인근이 비상이 걸렸었소.

“참모관님을 도울 우리 편은 없었는지요?

약수 김두전이 물었다. 그러자 참모관 문선식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웬걸요. 있어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었소. 도울 수가 없지! 사방 천지가 놈들인데 어떻게 나서겠소. 나섰다가는 우리 조직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는 건데. 그건 내가 바라는 바도 아니었고.

그제야 약산 김원봉도 약수 김두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선 달려드는 형사 놈을 피해 골목을 이리저리 휘돌아댔소. 놈은 육혈포를 쏘아 대며 미친 듯이 쫓아오더군. 다행히 총알이 내게 아량을 베풀어서인지 한 발도 맞지는 않았지.

참모관 문선식은 아찔했던 그때를 회상하는 듯, 잠시 말을 끊었다가는 다시 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끔찍한 일이었지.

이를 악문 채 고개까지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아무튼 이곳 지리야 훤히 알고 있으니까 놈을 따돌리려 황포강가 골목 쪽으로 내쳐 달렸지. 거기가 가장 복잡한 곳이거든. 그랬더니 이놈도 나만큼은 알고 있다는 듯 자신 있게 따라오지 않겠나. 그래 만두집 문간 옆 골목에 숨어 기다렸지. 그랬더니 놈은 저 죽을 줄도 모르고 무작정 달려오더군. 그래 장대를 준비하고 있다가는 달려오는 놈의 다리를 걸었지. 그대로 보기 좋게 나동그라지더군.

약산 김원봉을 비롯해 약수 김두전과 여성 이명건은 손에 땀까지 차올랐다. 그만큼 참모관 문선식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도 실감이 났다. 이야기꾼으로서도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 놈을 덮쳐 작살을 내고 말았지. 넘어져 정신이 없는 놈을 벽돌로 내려친 게야. 한마디로 놈은 비명횡사를 하고 말았지. 놈의 육혈포는 내 손에 들어오고.

말을 마치며 참모관 문선식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들었다.

 

“이게 바로 그때 얻은 육혈포일세.

육중한 모양의 독일제 권총이었다. 약산은 참모관 문선식으로부터 총을 건네받았다.

 

“구하기 힘든 것이오.

참모관 문선식의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졌다. 약수 김두전도 여성 이명건도 권총을 들어서는 재어보고 욕심을 냈다.

 

“정말 좋습니다.

약수 김두전이 탐을 내자 참모관 문선식이 선뜻 말을 건넸다.

 

“욕심이 나면 갖도록 하시오. 유용한 곳에 쓰인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소.

참모관 문선식의 말에 약수 김두전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약산 김원봉도 여성 이명건도 마찬가지였다.

 

“정말입니까?

정말이냐며 묻는 말에는 호탕한 웃음까지 터뜨렸다.

 

“정말이고말고요. 부디 좋은 곳에 쓰도록 하시오!

참모관 문선식의 말에 약수 김두전은 벌떡 일어서 예까지 갖췄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약산 김원봉도 여성 이명건도 자리를 일어섰다. 그리고는 정중히 예를 갖췄다. 참모관 문선식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 . 그만하고 자리에 앉도록 하시오! 다음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겠소.

참모관 문선식의 재촉에 세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이어 다시 이야기가 시작됐다.

 

“놈을 그렇게 처치하고는 골목 포목점으로 뛰어들었지. 내 잘 아는 집이라오. 아까 그 창파오도 그 집에서 맞춘 것이고. 이미 상황을 알고 있던 서 노인도 나를 안으로 숨겨 주더군. 난 거기서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고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지. 홑저고리에 헤진 바지 차림으로 말이야. 그리고는 얼굴에 흰 수염을 붙였어.

참모관 문선식은 주머니에서 이것저것을 꺼내 놓았다. 여러 가지 모양의 가짜 수염들이었다. 그중에 흰 수염을 들어서는 턱으로 가져가 붙였다. 감쪽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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