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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의열단 (6) 상해행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8.08.29(수) 09:47:19도정신문(deun127@korea.kr)

의열단  (6) 상해행 사진

의열단  (6) 상해행 사진

“자네가 약산이면 난 약수(若水)라 하겠네. 물처럼 말일세.”
“물과 같이, 물처럼 늘 그렇게 순리대로 살겠다!”
이명건이 김두전의 호를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그러자 김원봉이 거들고 나섰다.
 
“변함없다는 뜻도 있네. 지금의 우리 마음, 조국을 되찾고야 말겠다는 이 마음이 변치 않겠다는 것 말일세.”
“변치 않는 마음이라?”
이명건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가는 저물어가고 있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에 푸른 기를 내주고 있는 하늘로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렇지, 변치 않는 것으로야 저보다 더 좋은 것도 없지. 여성(如星), 여성 어떤가?”
이명건의 호쾌한 말에 김원봉이 손뼉까지 쳐대며 좋아라 했다.
 
“별과 같다! 그 좋은 호일세.”
“하늘의 별이야말로 변치 않는 것 중에 으뜸이지. 자네에게 딱 어울리는 호일세.”
세 사람은 각각 약산(若山), 약수(若水), 여성(如星)이라는 호를 짓고는 앞으로의 일을 논의했다. 먼저 약산 김원봉이 입을 열었다.
 
“서간도에는 백야 김좌진이 있네. 내 예전에 북경에서 돌아올 적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지. 일단 그리로 가서 백야 동지를 만나보고 신흥무관학교로 가세나.”
“서간도나 만주는 워낙 넓은 지역이라서 백야 동지를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이명건의 회의적인 말에 김두전도 거들고 나섰다.
 
“맞는 말일세. 더구나 만주의 독립군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지를 않는다고 들었네. 여기저기 끊임없이 이동한다고 하더군. 그러니 이왕 대륙으로 갈 것이라면 서간도보다는 상해가 낫지 않을까?”
“상해라?” 김원봉이 구미가 당기는 얼굴로 물었다.
 
“그러네, 상해에는 임시정부도 있고, 또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네.”
“하긴 무관학교를 가더라도 상해에서 소개장을 받아 가는 것이 낫겠지?”
김원봉도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의 견해에 동의를 표했다. 이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그리 하세나!”
세 사람은 뜻이 모아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우리 세 사람, 저 하늘의 별처럼, 저 굳건한 산처럼, 저 맑은 물처럼, 그렇게 조국을 되찾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함께 하세나!”
김원봉은 결의를 하듯 김두전과 이명건에게 다짐을 했다.
 
“물론이네. 오늘 이 약속은 저 하늘의 별이 보고, 산이 보고, 물이 보았네.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나?”
김두전이 확인을 했다. 그러자 이명건도 거들고 나섰다.
 
“우리 세 사람은 이제 형제와 다름없네. 언제 어디서라도 피를 나눈 형제처럼 그렇게 지내세!”
“좋은 말일세. 그렇게 하세나!”
“아무렴, 그래야지.”
약산 김원봉과 약수 김두전 그리고 여성 이명건은 서로에게 다짐을 하며 떠오르는 달을 맞았다. 둥근 달은 이들의 마음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한 달 후, 세 사람은 약속대로 대륙으로 향했다. 상해로 떠났던 것이다.
 
낯선 풍경에 젊은이들은 눈이 다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마차와 자동차가 뒤섞여 거리를 가득 메우고 그 사이를 전차가 비집고 달린다. 휘황한 불빛의 클럽과 차가운 도시의 가로등이 대도시 상해의 밤을 밝히고 있었다.

손님을 부르는 호객꾼의 외침, 즐거운 여행객이 나누는 담소, 모두가 활기차기만 했다. 거리는 그야말로 화려했다.
 
“상해, 상해하더니만 역시 대단하구만!”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약수 김두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을 좀 보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다 모아 놓은 것 같으이.” 여성 이명건도 탄성을 질렀다.
 
둘러보니 정신이 없었다. 중국인은 물론 일본인과 서양인, 인도인에 러시아인까지, 게다가 터번을 두른 아랍인까지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그러게 너도 나도 상해로 모여드는 게지. 우리도 결국은 이리로 오지 않았는가?”
약산 김원봉도 한 마디 거들었다.
 
<이 연재는 새문사에서 2016년 8월 15일 출간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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