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근대문화 및 해양문화를 볼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전경. |
관광객, 2013년 22만 명에 비해 2016년 102만 명으로 5배 늘어나
근대역사문화유산 남아 있는 원도심 개항기 주제 테마가로 조성
근대문화유산 보고 군산, 구도심 낙후지역 문화공간으로 재창조
근대역사문화유산·영화촬영지 복원 통해 관광과 문화예술 접목
전북 군산은 항구도시와 공업도시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을 통해 근대역사문화도시로 탈바꿈하며 새로운 먹거리문화를 창출하는 도시로 바뀌었다. 특히 내항의 기능 쇠퇴로 활력을 잃어가던 군산이 도시재생사업이 시행된 이후 관광객이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군산시를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 2016년 102만 명으로 2013년 22만 명에 비해 약 5배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근대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한 테마 등으로 도시재생선도사업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군산시는 내항기능 이전으로 원도심에는 인구의 74%가 감소하는 등 공동화와 침체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2014년 군산시 월명동, 영화동 등 원도심 일대를 도시재생선도사업(근린재생형)으로 선정하고 군산시와 함께 다양한 협업사업을 추진해 왔다. 4년 동안 200억 원(국비 100억원, 지방비 1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개항이후 근대역사문화유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원도심에는 개항기를 주제로 한 테마가로가 조성됐다. 거리정비 이후 원도심 상가에 빈집·빈 점포를 활용한 다양한 업종이 입점하는 현상이 생겼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는 456개로 2014년(409개)보다 11.5% 증가했다고 한다. 낮은 지가와 임대료를 활용한 지역맞춤형 일자리도 창출했다. 국내 최초로 게스트하우스 협동조합(펀빌리지)이 설립되기도 했다.
숙박시설이 부족한 원도심에 내·외국인이 머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또 도시재생 청년스타트업 시범사업도 추진됐다. 쇠락한 전통시장인 ‘영화시장’의 빈 점포에 청년 창업자를 유치하는 계획이다. 사업아이템 발굴에서부터 시공·운영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통합 지원한다. 도심활성화 이후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지역 건물주와 문화단체,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임대료 상한협약을 맺었다. 건물주는 3년 간 보증금 200만원, 월임대료 20만원 이하로 건물을 임대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군산 근대건축관 전경. |
■군산, 전국 최대 근대역사문화자원 전시
지난 2011년 개관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과 전국 최대의 근대역사문화자원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의 잔영을 복원, 재생했기에 그 시절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들에게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1층 해양역사박물관, 2층 근대자료 규장각실, 3층 근대생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3층은 근대학교와 주택은 물론 술집, 쌀집, 고무신가게, 인력거가게 등 다양한 상점이 늘어서 있는 거리로 꾸며놓아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 주변으로는 옛 군산세관, 일본18은행, 조선은행 등 일제 강점기 지어진 다양한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 현재는 미술관, 건축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북투어패스 소지자는 이들 시설의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군산에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를 비롯해 일본인이 거주하던 히로쓰 가옥 등 다양한 근대문화역사의 유적이 보존돼 시간여행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현재까지 남아 있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이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정방형 단층팔자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외관이 화려하지 않으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지붕은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전통한옥과는 대조를 이룬다. 처마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특징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평화의 소녀상’이다. 소녀상 건립에는 자국의 잘못을 참회하는 일본인들이 성금을 보태기도 했다. 2015년 8월 제작된 소녀상은 단발머리에 한복을 입고 맨발로 서 있다. 앞에는 대한해협을 상징하는 작은 연못이 있으며, 고향을 그리는 모습이라고 한다.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일본식 사찰에서 뼈아픈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평화의 소녀상을 마주하면 잠시나마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성공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근대역사문화유산과 영화촬영지 복원 등을 통해 관광과 문화예술이 접목된 군산시의 도시재생 노력은 관광의 볼모지에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관광도시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군산시는 이러한 원도심 중심의 도시재생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도시재생의 선도지역이 국비 지원 사업 종료 이후에 어떠한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사업으로 이어갈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주민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을 어떻게 시 전역으로 확산·정착시킬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재생의 전문가들은 “군산시가 선제적으로 이러한 고민을 한다는 것은 군산시가 도시재생 분야에 있어서 선도 주자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하며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러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군산시의 고민이 시민들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로 이어진다면 군산시는 제2, 제3의 부흥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시 전역을 대상으로 추진하게 될 군산시의 도시재생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군산 근대건축관 내부전경. |
미/니/인/터/뷰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김중규 운영계장 | ||
▶군산시의 도시재생사업 추진과정은? ▶조선사람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은 없나? 사업 계획이나 향후 발전계획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