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찾은 청양 천년 고찰 장곡사
2017.12.01(금) 01:09:19지민이의 식객(chdspeed@daum.net)
눈이 오는 날도 좋고 눈이 오지 않는 날도 좋다.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세상은 그곳에서 사람들을 맞이해 준다. 이렇게 좋은 날 필자는 12월을 맞아 청양 장곡사를 찾았다.
통일신라시대 850년(문성왕 12)에 보조선사가 창건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된 장곡사는 약간 경사진 땅 위에 2개의 대웅전이 있는 특이한 가람배치로 되어 있다. 상대웅전 안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국보 제58호)와 철조비로자나불좌상부석조대좌(보물 제174호)가 나란히 봉안되어 있고, 하대웅전에는 고려시대의 금동약사불좌상(보물 제337호)이 있다.
사찰에서 소원을 비는 대상은 그냥 그곳에 있는 불상이다. 때론 승려가 같이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참배객들은 홀로 들어가서 약간의 시주를 하고 소박한 소원을 빌고 나온다.
합장 수행은 마음을 모으는 방법으로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수행법이다. 사찰에 와서 하는 오체투지는 이마와 두 팔, 두릎이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 것으로 이마를 땅에 대는 것을 나를 낮추는 하심이고 욕심과 성냄, 고집, 아집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일행과 같이 상대웅전을 올라와 내려다보니 낙엽들이 수없이 땅에 떨어져 있다. 사찰의 경내도 보이지만 봄부터 애써 만들었던 나뭇잎을 미련 없이 떨어뜨린 나무의 지혜가 엿보인다.
장곡사는 소원을 비는 공간이 많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큰 돈은 아니지만 조금만 시주하고 합장을 해본다.
꼭 안아주면 병이 낫고 근심을 날려주는 나무 복주머니도 있었지만 우리는 꼭 안아주면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준다는 것에 더 마음이 간 듯하다. 낙엽이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만 남은 장곡사 숲길을 걸으며 생각해본다. 태어나면 숨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밥 먹는 일은 쉼 없이 하는 행동이다. 오늘 하루도 맛있는 식사 한 끼를 하면서 좋은 날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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