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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2017.11.24(금) 09:02:59유 희(eyu0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충남 부여에 있는 송정 그림책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부여군 양화면에 있는 송정 그림책 마을은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이야기를 짓고, 삽화를 그려 그림책을 만들고, 그림책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동화같은 마을입니다.

송정 마을은 부여에서 하루에 버스가 겨우 3대 들어오는 시골마을입니다. 평생 농사를 지으셨던 평범한 시골 어르신들은 2015년 송정 마을이 그림책 마을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인생의 추억을 그림책으로 만드셨다고 합니다. 23명의 어르신들은 몇 개월 동안 작가들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려 어르신의 이름이 담긴 그림책을 완성하셨어요. 지난 봄에 서울 인사동에서 ‘내 인생의 그림책’ 전시회도 여셨고, 여름에는 부여 사비야행 프로그램에서 그림책 낭독도 하셨다고 해요.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마을에 들어서면 송정 그림책 마을 찻집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여름에 개관한 ‘송정 그림책 마을 찻집’은 그림책을 보면서 향기로운 꽃차를 마실 수 있는 아늑한 공간입니다. 찻집에서 파는 꽃차, 맨드라미꽃차 등 꽃차와 음식은 송정 마을 어르신들이 정성껏 기르고 채취해 말린 것이라고 합니다. 단체로 예약할 경우 어르신들이 손수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도 맛볼 수 있다고 해요.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아기자기하고 아늑하게 꾸며진 송정 그림책 마을 찻집에 들어서면 23명의 어르신들이 만든 그림책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답니다. 내가 키운 상추가 제일 맛있다는 ‘내 상추가 최고야’를 비롯해 ‘내가 농부여’ ‘농가월령가’ 등 농사에 관련된 그림책부터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아버지의 두루마기’ 단짝 친구의 이야기를 쓴 ‘내 친구 이야기’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수몰된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저수지 속 내 고향’, 마을 야학당의 추억을 담은 ‘그리운 야학당’ 등 다양한 이야기책이 전시돼 있습니다.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아버지와 고향을 아련히 그리워하고, 70이 넘은 연세에도 친구가 그리워 눈물짓는 어르신들(사진, 내 친구 이야기)의 순수한 마음이 정겨운 말투와 소박한 그림에 담겨 있어 그림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림책에는 송정 마을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어르신들의 아들딸, 손자에게, 그리고 송정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송정마을의 어여쁜 추억을 선물하는 것 같았습니다.

송정 그림책 마을 찻집에서는 어르신들의 그림책을 판매하고 있어, 특히 마음에 남는 이야기책을 몇 권 샀습니다. 그림책을 보며 송정마을에 정이 폭 들어 다음에도 또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 와서 살 그림책도 미리 찜하고 왔습니다.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지난 봄 인사동 갤러리에서 전시됐던 어르신들의 그림책 원화액자도 벽에 전시해 어여쁘고 소박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 그림책 외에도 그림책과 동화책이 있어 꽃차를 마시며 한가로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그림책 찻집은 송정 마을 들판을 향해 너른 창이 여러개 있어 전망이 아주 좋았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찻집 안을 화사하게 비추고, 그림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면 아늑한 송정 마을의 풍경이 담기더군요.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그림책 찻집을 나와 제일 먼저 송정야학당을 찾아갔습니다. ‘야학당이 만들어진 이야기’ ‘그리운 야학당’을 읽고 송정야학당이 궁금했거든요. 송정야학당은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1925년에 건립했는데, 마을 어디에서나 편하게 오라고 마을 가운데 만들었다고 합니다.

송정야학당에서 아이들은 일제강점기에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한글을 배우고, 율동과 노래도 배웠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발표회도 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송정 야학당은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만든 아이들의 꿈과 희망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정 마을은 아기자기한 벽화도 예쁜 마을이랍니다. 송정 마을 골목 골목에 동무들과 줄넘기를 하는 천진한 아이들, 장난치다 벌을 서는 개구쟁이들, 매화나무 가지에 평화로이 깃든 새, 창문을 넘으려는 돼지 똔똔이, 호롱불 아래에서 공부하고 바느질하는 모습 등 재미있는 벽화가 마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마을의 낮은 돌담길, 담장을 타고 올라간 호박 넝쿨, 돌담 너머로 주렁주렁 열린 감 등 시골 마을의 풍경도 벽화와 어우러져 예뻤습니다.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앙증맞은 벽화들 중에 마을 야학당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과 야학당 교가가 적힌 벽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선생님과 아이들 수업 풍경과 난로 위에 차곡차곡 놓인 도시락이 정겹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덤북산에 떠오르는 햇빛 아래서 광명한 이 천지를 바라볼 때에 우리의 할 일은 그 무엇이냐, 자나깨나 쉬지말고 한글을 배우자...” 야학당 교가에 뭉클해졌습니다. 야학당이 생긴 후 아이들은 동무와 어깨동무를 한 채 이 교가를 부르며 이 골목을 뛰어다녔겠지요.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송정마을에는 송정야학당, 벽화 외에도 멋진 곳이 많습니다. 마을 초입에 있는 청용은 푸른 소나무가 시냇가를 따라 우거진 모양이 마치 용의 꼬리처럼 생겨서 청용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무려 500년 된 아름드리 도토리 나무도 있고, 옛날 물을 길어 먹던 마을의 우물터도 남아 있습니다. 봄이나 여름에는 꽃차밭과 마을의 원두막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마을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송정 저수지가 나옵니다. 이곳에는 예전에 마차실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송정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수몰됐다고 해요. 평생 바로 앞의 고향을 그리워 한 허경 어르신의 그림책 ‘저수지 속 내 고향’의 배경인 곳이에요. 저수지 건너편에 산이 있어 경치가 멋지더군요.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부여 송정 그림책 마을 사진

송정저수지를 따라 3km 정도 나무 데크로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산책하기에도 아주 좋았습니다. 저수지 건너로 연결되는 출렁다리도 멋집니다. 송정저수지 인근에 서동요 테마 파크도 있고, 모시로 유명한 한산도 송정마을 근처에 있다고 하니 송정마을을 오는 길에 들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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