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는 많은 전통 한옥 고택들이 존재하고 고택으로서의 그 기능 역할을 지금까지 같이 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 중 서산 음암면 유계리에 전통 고택 두 채가 나란히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봅니다.
* 위치 : 충남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
이 마을은 정순왕후 생가, 서산 김기현 가옥, 김홍익 정려, 김유경 정려, 순국열사 김용환의 묘비 등이 있는 서산의 작지만 유서 깊은 마을이죠.
이 마을이 경주 김 씨의 집성촌이 되어버린 것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경주 김 씨는 조선 시대 서산 지역에서 세거하며 향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였고 다수의 인물들이 중앙 관료로 진출하였으며 조선 21대 왕인 영조대왕의 계비로 정순왕후가 책봉되면서 더 강력한 세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이곳에 세거하는 경주 김 씨를 서산 경주 김 씨 또는 한다리마을 김 씨라 칭하기도 합니다.
▲ 충청남도 기념물 제68호 정순왕후 생가
▲ 충청남도 유형 문화재 제199호 김기현 가옥
정순왕후 생가와 김기현 가옥은 하나의 담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두 집안은 협문을 통해 서로 지나다닐 수 있는 구조라 하네요. 그 내부를 들여다보니 정순왕후 생가는 가옥 중의 일부가 소실되고 일부만 보존 관리되고 있는 형태로 어쩜 김기현 가옥이 더 고풍스럽고 부유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실제로 찾아가 본 이 두 집안은 화려한 역사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소박하고 정갈하게 살림을 살고 있는 집이어서 의외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순왕후 생가는 영조대왕에게 시집가기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그 집 앞의 400년 된 느티나무가 그녀의 어릴 적 꿈을 키워주던 나무이며 이 마을의 애환과 함께 자란 나무라 설명하며 그녀의 생가임을 증명해주는 듯합니다.
정순왕후 집의 작은댁으로 불리는 김기현 가옥도 그 역사가 수백 년을 지닌 고택입니다.
정순왕후 생가 보다 그 건축 시기는 늦어도 19세기쯤의 건물로 추정하며 ‘ㅁ’자의 완벽한 형태는 영남 지방 반가에서 많이 보이는 형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경주 김씨의 본관이 경주인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네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폐쇄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 실제 집안은 더 아늑하고 안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현재 김기현 가옥은 충민공 김홍익의 12대손이 정부가 지정한 명품 고택 우수 전통한옥문화체험 숙박시설로 운영하고 있는 중이에요.
고택의 솟을대문만큼 위엄으로 가득 찼던 그 옛날의 명성은 잘 모르겠으나 조상에 대한 존경심과 집안에 대한 자부심 만큼은 알 수 있었던 두 고택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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