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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에나 비밀이 있다

[충남서평]사서가 먼저 읽고 권하는 이 책 '보건교사 안은영'

2017.02.06(월) 18:57:37서해안신문(fire4222@nate.com)

사서가 먼저 읽고 권하는 이 책 '보건교사 안은영'

▲ 사서가 먼저 읽고 권하는 이 책 '보건교사 안은영'



충남 예산도서관 신혜연 사서는 저자-정세랑, 민음사가 출판한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책을 읽고 독자들에게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다음은 신혜연 사서가 이 책을 읽고 느낀 바를 글로 적은 것이다.-편집자 주  
 
한 반에 몇 명쯤은 동명이인이 있곤 했다. 지은, 지혜, 유미, 민경..  그런 동명이인에 꼭 한번쯤은 겹쳤을 이름 은영. 그리고 이름만큼이나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직업 교사. 그러니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책 이름을 들었을 때 심상하게 지나쳐 간 사람도 많았으리라.


 사립 M고의 보건교사 안은영은 인사를 나눈 뒤 뒤돌아서면 잊혀질 것 같은 첫인상과는 조금 다른 속내를 갖고 있다. 세상에 섣불리 드러내서는 안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교사가 남다른 능력이라니? 묻고 싶은 사람이 태반일지도 모르겠다. 비비탄 총과 무지개 색 장난감 칼을 핸드백에 상시 소지하고 다니는 그의 부업은 퇴마사. 

그녀는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그것들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이상한 일들은 사실 다 원념들이 저지르는 짓이다. 학생들의 탈선, 선생님들의 고민, 학교를 둘러싼 사회 문제까지. 보건교사 안은영은 비비탄 총과 무지개 장난감 칼로 그들을 퇴치해 학생과 학교를 지킨다. 오늘도 안전한 사립 M고는 사실 안은영 선생님 덕분. 학교 재단의 배후로서 안은영 선생님과 손을 잡은 한문 선생님 말고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참으로 명쾌하고 속 시원한 해결책을 지닌 것이니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도서관에도 한번 모시고 싶어질 정도이다.


 학교를 졸업한지 약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와 학창시절이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고등학교 생활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끝없이 이야기하게 된다. 급식을 1등으로 먹기 위해 전속력으로 뛰다 실내화를 찢어먹는 일은 다반사,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수능과 상관없는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 축제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되지도 않는 춤을 낄낄대며 연습했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즐거운 기억들 사이사이 사실은, 한심한 성적표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일로 두 번 다시 말을 하지 않은 친구와 지금도 말할 수 없거나 지금은 생각나지도 않는 고민으로 쉽게 잠들지 못한 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괴롭게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너를 지켜주는 마법 같은 존재가 학교 어딘가 숨겨져 있다고 하면 조금의 위안이 될 수 있을까. 너희가 몰라서 그렇지, 사실 너희 학교에도 퇴마사 선생님이 있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으로 보건실에 앉아 있으니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야. 붕 뜬 화장에 촌스러운 통굽 슬리퍼를 신고 있어서 아니겠거니 하고 지나쳐 갔을 뿐이야. 그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오늘 더 커다란 일이 일어날 뻔 했는데,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지. 너를 지켜주는 어른이 아직 네 옆에 있으니까.’


 그 형태가 꼭 퇴마사일 필요는 없겠지만 알게 모르게 우릴 지키는 누가 있다는 걸 이렇게 오늘의 아이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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