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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 피맺힌 역사를 기억하라

‘바느질하는사람들’ 괴불노리개 만드는 이유

2016.12.20(화) 10:03:38무한정보신문(jsa7@yesm.kr)

  한땀 한땀 피맺힌 역사를 기억하라 사진   ▲ ⓒ 무한정보신문
‘바느질하는사람들’(회장 김영숙, 충남 예산군)이 바쁘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반해 느리고 느린 바느질을 택한 이들이 전에 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원들은 지난달부터 괴불노리개를 만들고 있다. 위안부피해자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에 나왔던 그 노리개다. 지난 6월 정기전시회때 한 회원이 작품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당초 회원들은 노리개를 여러 개 만들어 위안부피해자 할머니집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때마침 예산에 평화의소녀상건립 운동 소식이 들려왔고, 우선 기금모금을 위한 판매용부터 만들기로 한 것이다.

괴불노리개는 보기에 작고 단순하지만, 공정이 여러 단계이고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만만치 않다. 혼자서 하나를 완성하자면 꼬박 이틀이 걸린다. 회원들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 자신 있는 과정을 맡아 분업을 했다. 몸판 만들기, 사뜨기, 수술달기, 끈매달기, 띠만들기. 재료는 회비로 구매하고 한 공정이 마무리되면 다음 공정을 맡은 회원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땀 한땀 피맺힌 역사를 기억하라 사진    바느질 작업 자체가 워낙 시간을 요하는 일이라, 회원 9명 모두가 투입돼도 다음 달까지 목표인 40개 만들기가 빠듯하다.

회원들은 “내가 빨리 해야 다음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퇴근한 뒤 꼬박 5시간을 앉아 바느질만 하거나, 밤잠을 줄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충할 수도 없단다. “개인 작업 할 때보다 오히려 신경이 더 쓰인다. 내 공정에서 망치면 다른 회원들에게 미안하고, 사가는 분들께도 예의가 아니다”는 생각 때문이다.

12일 열린 송년회에서도 단연 화제는 괴불노리개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쏟아진다.

이연숙 회원은 “몸판을 꿰맨 뒤, 아주 작은 구멍으로 솜을 넣어야 하는데, 제가 하는 걸 보던 남편이 답답해 하며 깔때기를 갖고 와서 해보더라구요. 손으로 하는 것보다 빠르고 예쁘게 넣길래 ‘좋은 일에 기여하니 기쁘지 않냐’고 했더니 계속 같이 하고 있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김영숙 회장은 “회원 중에 소녀 상건립기금을 이미 내신 분들도 있지만, 괴불노리개 만들기는 또 다른 실천으로 함께 하고 있다. 판매대금 전체를 기금으로 내겠지만, 홍보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면서 “내년에는 비회원들을 대상으로 괴불노리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는 본인소장용, 다른 하나는 판매용으로 만들어 기부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영화 <귀향>을 보신 분들이라면 괴불노리개에 담긴 뜻을 아실 것이다. 다음달 설 즈음해서 판매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면서 노리개의 다양한 활용법에 대해 직접 시연을 보이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우리의 피맺힌 역사를 한땀 한땀 작은 노리개에 새기고 있는 바느질하는사람들, 그들의 손이 참 어여쁘다.


  한땀 한땀 피맺힌 역사를 기억하라 사진

괴불노리개는

괴불은 오래된 연뿌리에 서식하는 세모난 모양의 열매다. 뽀족한 세 귀는 삼재를 누른다는 벽사(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침)의 의미가 있다. 어린이나 부녀자들이 주머니끈에 매달아 괴불주머니를 만들거나, 여러 개를 연결해 노리개로 패용, 혹은 안방 문위에 양쪽으로 걸어 두기도 했다. 보석이 귀했던 서민들은 자투리천으로 만들어 그 속에 솜을 통통하게 넣고 수를 놓아 색실로 술과 끈을 달아 패물노리개 대신 많이 착용했다고 한다. 엄마가 딸에게 생일날 ‘좋은일만 생기라’는 의미로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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