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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義理)와 허리(虛理)

어지러워야 충신을 알아본다더니

2015.12.16(수) 14:57:42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자화자찬 같지만 나는 주변에 지인이 많다. 최근 발간한 나의 첫 저서의 ‘고마운 사람들’에도 나오지만 그 수가 꽤 된다.
 
더욱이 그 지인들은 상당수가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분들이다. 내 책이 이 세상과 만나기까지의 출산기간은 약 8개월이 소요되었다. 따라서 책을 내 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책을 한 권 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힘든 과정임을.
 
아무튼 책이 나왔으니만치 이제 관건은 많이 파는 것이다. 그래야 제 2탄의 책을 출간할 적에도 출판사 사장님께 부끄럽지 않을 터니 말이다. 이런 정서의 수순에 입각하여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지인들, 특히나 내 돈 들여서 택배로 책을 보내드린 분들께 “주변에 많은 소개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반응하여 답신을 보내 온 분도 있으나 거개는 묵묵부답이었다. 다만 문자로라도 “그동안 책을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부디 대박을 바랍니다!”라는 덕담까지 보내주신 분들에게서 위안을 받았으니 됐다.
 
내가 위에서 지인이 많다고 한껏 자랑을 했는데 이는 전적으로 내가 그동안 ‘의리’를 존중하고 또한 이를 적극 실천했음의 방증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의리(義理)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임과 동시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뜻한다.
 
따라서 의리가 없다고 판명 나는 순간 그 사람의 향후 진로는 매우 불투명해진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조폭영화를 봐도 이런 주장은 쉬 납득할 수 있다. “새로 들어온 녀석은 좀 어떻냐?”(보스)
 
“얍삽한 게 의리라곤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형님~”(부하) “그래? 그럼 손 좀 봐야겠지?” “그렇습니다, 형님~” 때문에 의리가 없으면 의리부동(義理不同)이라고 폄하하는 것이리라. 책이 발간되자마자 소문을 낼 요량에 직원들에게 떡도 돌렸다.
 
그러나 정작 내 책을 돈 주고 구입한 직원은 내가 소속된 경비파트 외는 전무했다. 즉 방재팀과 미화팀, 그리고 주방팀과 전력팀의 직원들은 나의 발간노력을 그저 강 건너 불구경만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그들의 어떤 허리(虛理) 작태에 솔직히 많이 서운하고 섭섭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세상이 어지러워야 충신을 알아본다’는 말이 떠오른다. 더불어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셰익스피어의 명언까지 예사롭지 않은 즈음이다.
 
나이 이순이 가까운 이제야 고작 책 한 권을 낸 내가 언감생심 일조부귀(一朝富貴 = 가난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부귀를 누리게 됨)까지 누릴 욕심은 없다. 다만 책이 예상만큼만 팔려서 당면한 빚의 변제만이라고 이뤄진다면 더 바라지 않겠다.
 
오늘 퇴근 후 나름의 또 다른 출판기념회 기쁨을 공유하며 술과 밥을 같이 하게 될 형님은 내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진정 ‘의리표 사나이’다. 이런 분만 계신다면 내 책은 분명 베스트셀러가 되고도 남을 것인데.

 


의리부동은 바다에 버려야 합니다.

▲ 의리부동은 바다에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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