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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과 젠장

“아무에게나 주지 마십시오!”

2015.12.10(목) 03:10:46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보, 오늘도 나 야근이여. 그러니께 문단속 잘 하고 자. 그리고 당신이 끓인 된장국은 참 맛있었어.” 어제 아침 나의 칭찬에 아내의 입은 냉큼 귀에 가 붙었다. 그러면서 이 남편에 대한 걱정의 ‘덕담’을 선물로 주었다.
 
“사흘째 연속으로 야근이라 힘들겄네!” “하는 수 없지 뭐.” 지난 주말 동창회장 이.취임식 및 송년회가 강원도 주문진까지 가서 실시되었다. 그날 나는 야근이었는데 동료 경비원에게 부탁하여 대근(代勤)토록 부탁하고 가까스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
 
따라서 그 값을 치르느라 3일을 스트레이트로 야근하게 된 것이었다. 월요일에 발간되어 도착한 나의 첫 저서는 어제도 지인과 지역의 언론사 기자님들께 전달하느라 분주했다. 두 곳의 언론사 기자님은 취재 차 부재중이어서 다른 직원에게 맡기고 그 사실을 문자로 알려드렸다.
 
끝으로 방문하는 곳 또한 전화를 드리니 그분 역시 밖에 나와 있으니 직원에게 보관하고 가라기에 그 직장을 찾았다. “제가 지은 책인데 오시면 전달 좀 부탁드립니다.” “네, 그러죠.” 한데 문제가 생겼다.
 
견물생심이랬다고 그 이는 자꾸만 내 책을 자꾸만 한 권 달라는 게 아닌가! 그러나 여의치 않은 건 내가 지은 책이라지만 나도 부족하여 인근의 서점에 열 권 이상을 추가로 주문해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죄송합니다! 이 책은 약속한 지인께 드려야 돼서 안 됩니다.” 그러자 그는 투덜대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책을 하나라도 놓고 가야 보든지 말든지 할 건데......” 순간 ‘젠장~’이란 볼멘소리가 입 밖까지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책을 한 권 놓고 가면 그는 과연 내 책을 온전히 다 볼까? 혹여 라면을 끓인 뒤 그 받침으로 사용 안 한다는 보장도 없을 터인데. 출판사 사장님께선 책을 나에게 내려 보내면서 거듭 강조하신 바 있었다.
 
“여덟 달이나 고생하며 쓰신 책이니 절대로 아무에게나 주지 마십시오! 책을 거저 주면 고마워서 읽는 사람도 있는 반면. 독서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로 보지 않으니까요.” “......!”
 
어제 아침에 아내가 식탁에 올린 된장국은 ‘된장’을 재료로 하여 만든 반찬이다. 보통 된장국과 된장찌개로 탄생되는 이 음식은 김치와 더불어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모시조개 된장찌개를 선호한다.
 
이것만 있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반면 ‘젠장’은 뜻에 맞지 않고 불만스러울 때 혼자 욕으로 하는 말이다. 공들여 쓴 책을 공짜로 달라는 건 예의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어쨌든 오늘까지만 발품을 팔면 내 저서의 홍보(弘報)도 종착역이지 싶다. 부디 베스트셀러가 되어 당면한 빚부터 갚았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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