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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시장 변화 흐름 읽어야 산다

[ 인터뷰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성진 연구위원

2015.08.31(월) 14:58:15무한정보신문(jsa7@yesm.kr)

관광시장 변화 흐름 읽어야 산다 사진

‘지속가능한 관광’이라는 주제로 예산의 길을 찾는 취재여정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성진 연구위원을 만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관광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문화와 관광 분야의 조사,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정책개발 및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문화·관광산업의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 12월 설립된 정책연구기관이다. 인터뷰는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진행됐다.

관광두레센터장도 겸하고 있는 김 연구위원은 “사회적 여건변화와 시대적 흐름을 읽고 관광비지니스를 해나가는 지역만이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을 강조했다.

주요 연구주제가 ‘지속가능한 관광’과 ‘관광자원개발’인 김 연구위원과의 인터뷰를 문답형식으로 정리한다.

■ 9월 초에 열리는 관광두레 전국대회 준비로 바쁜 일정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인터뷰 요청을 받고 ‘지속가능한 관광’을 주제로 기획취재를 한다고 해 놀랐다. 국제사회에서는 20년 전에 이미 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관심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1995년 4월 스페인 란사로테에서 ‘지속가능관광헌장’이 채택됐다. 20여년의 논의 끝에 국제사회가 합의한 원칙 중 하나는 지역공동체가 관광의 핵심요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이란 단순히 ‘보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가’이다. 기존까지는 관광객이 만족하고 관광업자 수익만 되면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과정에서 왜 지역사회는 여전히 빈곤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긴 것이다.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가 살아나려면 관광수입의 1차효과는 식당이나 특산물 판매 등 관광사업자가, 2차효과는 1차효과 대상자에게 재료를 판매하는 업체가, 3차효과는 1·2차 효과에 해당되는 업체 종사자들의 가계소득이 늘면서 발생되는 지출이 다시 지역내 소비로 선순환되는 구조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1차효과는 높지만 2·3차 효과는 낮다. 도시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소비도 도시에서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민자를 유치하면 1차효과마저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 지자체들은 아직도 민자유치에 매달리고 있는데.

“민자유치시대는 끝났다. 기본적으로 지자체와 자본은 시각이 전혀 다르다. 민간자본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지금은 저성장 시대다. 민자유치는 성장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자지체가 민자유치를 위해 마련해놓은 기반시설에 민간자본들은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만 해도 국내에 500개가 넘어 도산하는 곳이 속출하고, 경북 영주의 리조트사업처럼 지역에 환경문제만 심각하게 던져놓는 등 실패사례들이 너무 많다. 지자체들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초기에 다양한 혜택을 주지만, 자본은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지역의 발전을 고민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

■ 지자체가 직접 투자하고 직접 운영하기도 하는데.

“지자체가 국비를 끌어다가 지방비와 매칭해 전시관, 체험관, 문화관 같은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1년 정도는 방문객들이 꽤 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감해 운영비만 막대하게 투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콘텐츠 보강을 위한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전액 지방비로 해야하는 상황에서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단발성 효과뿐, 밑빠진 독에 물붓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또 공무원은 태생적으로 경영인이 아니다. 2년에 한 번은 인사이동을 하니 업무연속성이 없다. 자리에 있는 동안 큰 문제 없이 있다가면 그 뿐이다. 연구과제로 경북 북부 11개 시군에 있는 이런 시설들을 전수조사했는데, 1개소당 1년에 평균 1억4000만원의 적자가 나더라. 1개소당 통계이니 1개 시군의 적자는 얼마나 더 커지겠나? 국비가 아무리 많이 확보된다 해도 유지관리 방안에 대한 검토를 전제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짓는 것만 치적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 관광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무엇인가.

“관광산업의 목적을 생각해보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아닌가. 그런데 관광정책을 세울 때 왜 목적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따져보지 않고, 아직도 관광객 수에 목을 메는지 모르겠다.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온들 그것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적다면 무슨 소용인가. 지역의 관광수혜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 지역민이 아닌 대형자본들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수백만명이 온다는 경포대해수욕장에서 가장 혜택을 보는 곳이 어딘줄 아는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그곳의 대형마트다. 이젠 관광객들이 여행을 할 때 장을 봐가지 않는다. 해당 지역상가를 이용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곳에 가도 도시와 같은 대형마트가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도 주민들도 더 이상 관광객 수에 현혹되지 말고 관광시장의 변화와 시대적 흐름을 읽어야 한다. 관광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따져보는 비지니스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관광시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여행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단체야유회 같은 것이 사라지고 가족, 개인단위로 움직이는 추세다. 저성장시대가 지속되고, 가계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더 이상 인구증가가 되지 않으니(2020년부터는 감소세), 당연히 관광객수도 늘지 않는다. 주5일제가 이미 자리잡았기 때문에 여가시간도 늘어날 만큼 늘어난 상태다. 관광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총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숫자 늘리는데 연연하지 말고 ‘어떻게’에 집중해야 한다. 시대변화를 빨리 인지하는 지역이 성공한다”


■‘어떻게’해야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속적으로 먹고 살 수 있다고 보나.

“주민이 중심이 돼서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관광두레사업이다. 3년 전부터 공모사업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주민들이 얼마나 예산이 지원되는지에만 관심을 두더라. 주민 잘못이 아니다. 그동안 정부가 주민을 주체가 아닌, 계몽과 동원의 대상으로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주민들에게 물었다. 주민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을 왜 지자체, 정부한테 해결해 달라고 하나. 지금까지 그런 방식으로 해서 성공했나. 그 실패를 다 정부나 지자체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 물론 지역의 예산편성권과 규제권을 지자체가 다 갖고 있기 때문에 방향을 잡고 추진하는 것은 행정의 역할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아무리 좋은 계획을 내놓아도 주민주도로 해야 지속가능하다. 나는 주민들에게 싫은 소리를 많이 한다. 주민등록만 있다고 다 주민인가. 자발적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주인이다. 전문가 용역을 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 전문가들이 뭘 알겠나? 그 지역을 가장 잘알고 앞으로 그 지역에서 살면서 그 지역을 책임질 사람은 주민이다”

■관광두레사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관광두레사업은 우리의 전통적인 공동체문화인 ‘두레’와‘관광’을 결합한 것으로써, 주민공동체가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사업체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서로 협력하며 숙박, 식음, 여행알선, 체험, 레저, 기념품 등 다양한 분야의 관광사업체를 만들고 자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존 사업은 관광시설을 조성한 다음 운영을 고려하고 사람을 육성하는 순서로 진행했다면, 관광두레는 반대로 인재육성과 비즈니스창출을 먼저 추진하는 사람중심 사업이다. 지역에서 관광두레를 엮어나가는 관광두레PD와 지역주민의 자발성이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 3년차 사업으로, 1차년도에는 조직발굴과 사업계획 수립, 2차년도에는 성공적 창업과 경영개선 유도, 3차년도에는 안정성장기반 마련의 순서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옆에서 주민들을 도와주는 역할만 한다. 지금까지 선정된 지역이 첫해인 2013년에 5곳, 2014년에 20곳, 2015년에 11곳이다. 선정된 총 36곳 중에 31곳이 유지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공주(2014)와 홍성(2015) 두곳이 참여하고 있다”

■예산군을 얼마나 알고 있나? 전문가 입장에서 예산군에 조언한다면.

“수덕사를 여러 번 가봤다. 예산에는 예당저수지도 있고, 추사고택, 예산사과도 유명하지 않나? 그런데 관광자원이 좋은 지역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훌륭한 문화유산, 수려한 풍경이 특별하다는 생각 때문에 자랑만 한다는 것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그건 다른 지역에도 다 있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 관광사업은 단순하다. 먹고, 자고, 기념품이나 특산품을 사거나 체험하고 안내하는 것 정도다. 그리고 일주일에 사흘(금, 토, 일) 장사다. 오가는 시간 빼면 사실상 이틀 장사다. 이 이틀장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도 연구용역을 많이 해봤지만, 전문가들은 지역에 대해 주민보다 많이 알지 못한다. 지역을 속속들이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경영적 마인드를 갖고 찾는 게 정답이다. 그런데 사람이 중심인 관광두레사업도 기본적으로 관광자원이 좋아야 성공가능성이 높다. 그런면에서 예산군은 희망이 있다”


김성진 연구위원은

서울대학교 대학원(공학박사)을 졸업했다. 논문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 관광자원개발 지표의 개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사업의 지연 요인 분석 △관광지 재생: 남이섬 사례 연구 △관광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관한 연구 △신한류를 활용한 인바운드 관광 진흥방안 △지방 관광호텔의 경영성과 분석 등이 있다.

주요 연구실적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관광자원개발 가이드라인 수립 연구 △관광분야 녹색인증 시행방안 연구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사업 추진실태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 △관광산업 온실가스 인벤토리 표준모델 구축 △여행바우처사업 심층평가 △관광상품 육성지원 사업 심층평가 △경북북구 유교문화권 관광개발계획 최종평가 연구 등이 있다.

김 연구위원은 관광두레센터장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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