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전체기사

전체기사

충남넷 미디어 > 소통 > 전체기사

3대로 이어지는 힘찬 풀무질

논산시 연산면 연산대장간

2015.06.24(수) 17:32:25수운(hayang2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3대로 내려오는 연산대장간  류성일 대장장이

▲ 3대로 내려오는 연산대장간 류성일 대장장이



논산시 연산면의 5일장인 연산 시장은 평소에는 조용합니다.
오일장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는 가운데 장날 떠돌이 장꾼들이 파는 옷가지며 신발 등 공산품들과 갖가지 동물, 식물들의 부산한 모습이 없다면 그저 한가로운 면소재지 시장통 정도입니다. 시장 입구 채소, 과일, 모종 등을 파는 시장 만물상회와 연산 떡방아간, 도토리묵집이 옹기종기 모여 이곳이 시장이라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논산시 연산면 연산시장 정경

▲ 논산시 연산면 연산시장 정경



시장으로 들어가면 지붕을 덮어 개량을 한 연산 전통시장이 보입니다. 철물점이나 잡화점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제법 재래시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이곳 역시 평소엔 인적이 드뭅니다.

 

연산전통시장 내부

▲ 연산전통시장 내부



 전통시장 입구 골목에는 연산대장간이 있습니다. 입구에 연산문화 철물점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쇠를 두드려 농기구를 만드는 재래식 대장간입니다. 중국산이나 공장 제품이 넘쳐나는 세상에 아직도 쇠를 두드려 물건을 농기구를 만드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서 꼭 찾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되었네요.

입구에 갖가지 농기구 등의 철물이 즐비합니다. 호미 종류도 가지가지, 괭이 종류도 가지가지입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들녀석이 "뭔 종류가 이렇게 많아요?" 질문합니다. 도시 사람들은 당연히 그 많은 농기구 종류를 알지 못하겠지요. 밭 매는 호미, 콩밭매는 호미, 도라지밭이나 당근밭 매는 호미가 다르고  약초 캐는 호미, 인삼 캐는 호미, 도라지 캐는 호미가 다르다는 것을 모르겠지요. 시골에서 지겹게 농사일을 하며 자란 터라 농사와 관련된 것을 보면 괜히 으쓱합니다.

 

연산대장간 입구

▲ 연산대장간 입구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미 여러 블로그에 포스팅도 되어서인지 왠지 익숙해 보이기조차 합니다. 조금더 넓은 곳에 있고 오픈되어 있으면 쇠를 다루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텐데, 하필 가장 안쪽에 풀무며, 쇠를 두드리는 기계, 쇠를 연마하는 기계가 있습니다.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지만 사장님은 친절하게 웃으시며 들어와서 보라고 하십니다.

 

연산대장간 내부

▲ 연산대장간 내부



정말 오래된 풀무가 보입니다. 풀무 안에는 숯이 벌겋게 피어 있습니다. 금방 낫 하나를 만드시고는 낫자랑을 하십니다. 그냥 보아도 낫 날 두께가 장난이 아닌데요. 양철 지붕을 지탱하는 네모난 쇠 파이프를 보며 "이것 내리치면 반쯤 잘립니다."하십니다. 인근에 과수원하시는 분이 주문하신 것이라 하십니다. 낫은 풀베는 낫과 나뭇가지 자르는 낫이 다릅니다. 흔히 찍낫이라는 것은 낫 날 두께가 훨씬 두껍고 팔뚝 정도의 나뭇가지는 그대로 잘릴 정도로 강하지요. 사진으로 보여주기엔 섬뜩해서 - 상상만 하시지요.
얼마나 두드렸을지 짐작이 안 가는 두드림 틀 위에 망치가 놓여 있습니다.

 

숯이 타오르고 있는 풀무

▲ 숯이 타오르고 있는 풀무
 

 

쇠를 두드리고 모양을 잡는 무쇠 받침대

▲ 쇠를 두드리고 모양을 잡는 무쇠 받침대



쇠를 두드리는 기계입니다. 옛날엔 모든 과정을 사람이 두드려서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기계로 두드리니 훨씬 수월하다고 합니다. 대강은 이렇게 두드리고 더 세밀한 공정은 직접 손으로 두드려 만듭니다.

 

쇠를 두드리는 헤머

▲ 쇠를 두드리는 헤머



사장님이 약초캐기용 작은 손괭이를 하나 만들려고 쇠를 만지고 계십니다. 생각보다 사장님 나이가 젊어 보입니다.

이곳 노사장님은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터뷰하고 포스팅했던 분은 노사장님이셨습니다. 예전에 계룡시와 연산에 두 개의 대장간을 가지고 계셨답니다. 그러다가 계룡시에는 군인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이주하게 되셨고, 이곳 연산에서만 일을 하시게 되셨답니다. 이곳 대장간 등록은 1977년이라고 하니 38년이 된 셈입니다. 물론 옛날에 등록 없이도 여러 해를 하셨겠죠. 그 노사장님이 2대셨고 지금은 3대째 가업을 잇고 계십니다.

 

3대로 이어지는 힘찬 풀무질 사진



3대째 가업을 잇고 계시는 류성일 대장장이입니다. 인상이 좋으셔서 친근한 이웃 아저씨입니다. 같이 말하는 동안 이 분이 지금의 일에 얼마나 열심이고 자랑스러워 하시는지 알 수 있어서 마음이 괜히 흐뭇했습니다. 더구나 자기의 아들도 쇠를 가지고 만드는 것에 소질이 있고 적성이 있다며 4대째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하십니다.

지난해 강경 발효젓갈축제에는 전통문화체험 코너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사진을 찾아보니 다행히 사진이 있네요. 예전에 노사장님은 힘이 드시고 해서 한사코 거절하셨는데 지난번에는 거절할 수 없어 승낙하셨다고 하십니다.

2014 강경젓갈축제 때 대장간 체험

▲ 2014 강경젓갈축제 때 대장간 체험



전통과 가업을 이어 가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든든해졌습니다.
논산시 연산면에 가면 연산대장간을 찾아 보십시오. 쇠 두드리는 힘찬 땀방울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 성능 좋은 재래식 부엌칼과 과도를 하나씩 사 가세요.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