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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旺山面을 王山面으로 옛 이름 주민들이 회복

‘한자(漢字) 명칭 변경에 관한 조례’제정해 지명 바꿔

2015.06.18(목) 17:04:26홍주신문(uytn24@hanmail.net)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바꾼 지명을 주민들이 100년 만에 되찾은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이다. 강릉시 왕산면(旺山面)의 주민들은 ‘왕산면(王山面)’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한자(漢字) 명칭 변경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명을 바꿨다고 한다. 왕산면 주민들은 광복 이후 광복회와 함께 본래 한자표기를 되찾는 등 일제 잔재 청산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결과라고 설명한다. 지난 2007년 6월 행정구역 명칭정비를 강릉시에 요구한 데 이어, 마을 이장들이 중심이 돼 전체 주민들이 옛 지명 되찾기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등의 운동을 벌여 본래의 지명을 찾았다.

강릉시 旺山面을 王山面으로 옛 이름 주민들이 회복 사진


강릉시 왕산면(旺山面)의 본래 지명은 ‘임금의 땅(산)’이라는 의미를 담은 왕산(王山)이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왕산면의 ‘임금 왕(王)’자가 ‘일본(日)의 왕(王)’을 뜻하는 ‘성할 왕(旺)자’로 바뀌어 ‘旺山面’이라는 지명이 지난 100년 동안 사용돼 왔다. 당시 민족정기를 말살키 위한 일본의 조치였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강원도의 항토사료를 찾아보면, 왕산면 지명의 유래는 14세기 고려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2대 임금인 우왕(1365~1389)이 위화도회군(威化島回軍) 이후 권력을 장악한 이성계(1335~1408) 등 신진세력에 의해 대기리와 왕산리 사이 해발 840m 대관령 산기슭에 유배됐다. 주민들은 이곳을 왕이 머물던 곳이라 해 ‘제왕산(帝王山)’이라 불렀고, 이후 마을 이름이 왕산(王山)이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강릉시 旺山面을 王山面으로 옛 이름 주민들이 회복 사진


당시 일제는 민족정기를 말살키 위해 우리 지명에 쓰이던 ‘왕(王)’을 ‘황(皇)’ 또는 ‘왕(旺)’으로 바꿔 놓거나,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을 담지 않은 채 남면(南面), 동면(東面) 등 방위만 표시한 행정구역으로 지명을 변경해 버렸다. 하지만 일제는 1914년 조선총독부령으로 임금왕(王)에 일왕을 상징하는 ‘日’자가 있는 ‘왕산(旺山)’으로 지명을 일방적으로 바꿔버렸다.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제국주의 사상을 침투시키기 위한 속셈이었다. 일제는 같은 맥락으로 강릉시 연곡면 ‘신왕리(新王里)’ 지명도 일왕을 상징하는 단어를 사용한 ‘新旺里’로, ‘앞목항’은 일본인들이 발음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안목항’으로 개악하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왕산면 주민들은 마을 이장들이 중심이 돼 전체 주민 1703명 가운데 60%에 가까운 1000여명이 옛 지명 찾기 서명운동에 참여해 옛 지명을 되찾았다. 김준태(59) 왕산면 이장협의회장은 “지난 100년 동안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한자 명칭을 사용한 것이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이제라도 본래 이름을 되찾아 사용하게 돼 매우 감격스럽다”면서 “이번 왕산이란 옛 명칭으로 변경을 계기로 주민들이 더욱 합심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명칭 정비 추진계획’에 근거, 왕산면의 한자표기를 원래대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해 왔듯이 “왕산면의 사례는 일제 잔재 청산의 의미는 물론 주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연곡면 신왕리(新旺里)의 명칭도 본래 한자표기인 옛 지명을 찾기 위해 ‘新王里’로 변경하기 위한 주민의견을 수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왕산면 현지에는 왕산면(王山面)으로 변경한 표지석이 있는 반면 면소재지에 자리하고 있는 왕산중학교(旺山中學校)의 정문에 박혀 있는 교패는 예전의 그대로‘旺山中學校’였다.

강릉시 旺山面을 王山面으로 옛 이름 주민들이 회복 사진


이와 관련 손동오 왕산면장은 “암반데기 등 고랭지채소를 주로 재배하는 지역인데 올해는 가뭄이 심해 가뭄극복에 주민들이 매달려 있는 실정”이라며 “아직 지명이 바뀐 지 1년 정도 되는 관계로 우선 공공기관부터 교체하고 있다. 국도 35호변 왕산사라는 절 등 공공기관 이외의 표지석은 계속해서 교체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왕산중학교 정문의 교패는 학교 측과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왕산중학교(旺山中學校) 정문의 교패에 관련해 이 학교 이진섭 교무부장은 “지명이 바뀔 당시 교체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사실 생각을 못했다”며 “협의해서 바로 교체하고 가능하면 한글로 바꿔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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