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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북단에 서식하는 동백나무

[이야기가 있는 충남의 나무 26]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2015.02.15(일) 14:58:07탈론(malgmywoo@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꽃이 없는 겨울에 홀로 봄빛을 자랑하는 꽃이 바로 동백꽃이다. 동백은 겨울에 꽃이 핀다 하여 동백(冬柏)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굳이 봄에 피는 것을 춘백(春柏)이라 하기도 한다.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에서 자생하는 동백은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의 것이다. 즉, 이곳이 우리나라 동백나무의 북방 수목한계선이라 할 수 있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동백 나무숲으로서 동백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상에 위치하고 있어 식물 분포학적 가치가 높다. 풍어제를 지내는 서낭나무로, 유래를 알려저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숲으로서 문화적 가치도 높아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서도초등학교에서 4.5㎞정도 떨어져 있으며 서천화력발전소 뒷길을 따라가면 바닷가의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돌계단을 따라 양쪽으로 동백나무들이 있고 이 계단을 올라가면 동백정(冬栢亭)이라는 아담한 정자가 있다. 정자 아래쪽에 500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5주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서천 팔경 중의 한 곳이다.
 

서천화력발전소 뒤 야트막한 언덕 돌계단 양쪽으로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 서천화력발전소 뒤 야트막한 언덕 돌계단 양쪽으로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 숲 위쪽으로 동백정이라는 정자가 보인다.

▲ 동백나무 숲 위쪽으로 동백정이라는 정자가 보인다.


동쪽 사면으로 군락지어 자라고 있는 동백나무들은 그야말로 숲이라 할 정도로 넓게 퍼져있다. 나무그늘 안을 들여다보면 오랜 세월을 말하듯 줄기와 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있다.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나무는 키가 7m까지 자라는 난대성 상록활엽수인데, 이곳의 동백나무는 강한 바람 때문에 키가 2m 내외로 옆으로 자랐다.
 

500년이라는 오랜세월을 말하듯 줄기와 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있다.

▲ 500년이라는 오랜세월을 말하듯 줄기와 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있다. 
 

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의하면 약 500년 전 어느 날 마량 수군 첨사(僉使)가 꿈속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꽃 뭉치를 심어 번식시키면 험난한 바다를 안전하게 다니고 마을이 번성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한다. 다음날 바닷가를 나가보니 실제 그러한 꽃이 있어 이를 가져와 심은 것이 동백나무 숲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제단을 세우고 매년 음력 정월, 풍어와 무사 어로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500년전 수군첨사가 현몽을 하여 심은 꽃이 동백나무 숲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 500년전 수군첨사가 현몽을 하여 심은 꽃이 동백나무 숲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다른 전설이 있다. 오래전부터 이 마을 사람들은 뗏목을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였는데 파도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하는 사고가 많았다고 한다.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한 노파는 바닷가에서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고 용왕을 위한 제사를 지내야 화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밤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계시내리기를 “해안가에 있는 널에 들어있는 성황(서낭신) 다섯 분을 신당에 모시고 동백나무 씨앗을 주변에 심은 뒤 제사를 지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노파는 그 계시대로 이행하여 동백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으며 이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정월 초하룻날 당에 올라 초사흘날까지 제사를 지내왔다는 것이다. 그 후부터 마을 사람들은 고기잡이에서 화를 입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들 동백숲은 해마다 당제가 치러지는 정초가 되면 왼 새끼에 금줄을 늘려 신성목(神聖木)으로 모셔진다. 따라서 나무의 가지를 꺾거나 꽃을 따서는 안 되며 나무에 대해 부정한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매년 정월 초하룻날 이 제당에서 풍어와 안전어로를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고 한다.

▲ 매년 정월 초하룻날 이 제당에서 풍어와 안전어로를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고 한다.


동백숲을 구경한 뒤 동백정에 올라본다. 동백정 정자는 1965년에 옛 한산군 청사의 건물을 옮겨다 놓은 것이라 한다. 정자에 올라 서해바다를 내려다보면 오력도가 지척에 보이고 그 앞을 오가는 낚시배와 고깃배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관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곳 동백정의 일몰은 멋진 것으로 소문이 나 해질 무렵이면 카메라를 메고 올라오는 사진작가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서해 바다를 감상하고 주차장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면 근사한 해송림이 군락도 보인다.
 

1965년 한산군청사의 건물을 옮겨다 놓은 것이라는 동백정의 모습

▲ 1965년 한산군청사의 건물을 옮겨다 놓은 것이라는 동백정의 모습
 

동백정에서 내려다본 서해바다 모습

▲ 동백정에서 내려다본 서해바다 모습


원래 이곳의 동백나무들은 3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하지만 지금도 곧 꽃이 피어날 듯 꽃망울이 부풀어 올라 있고 성급한 녀석들은 벌써부터 예쁜 빨간꽃을 피워내고 있다. 또 부지런히 꿀을 먹는 동박새와 직박구리도 볼 수 있다. 벌과 나비가 없는 한겨울 동백꽃은 동박새와 직박구리를 유혹해 꿀을 주고 수정한다. 예부터 동백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리에 바르면 윤기가 나고 아름답게 보여 부인들이 소중히 여겨왔다고 한다.
 

마량이 동백꽃은 3월하순부터 본격적으로 피는데, 성급한 녀석들은 벌써부터 빨간 꽃망울을 터트렸다.

▲ 마량이 동백꽃은 3월하순부터 본격적으로 피는데, 성급한 녀석들은 벌써부터 빨간 꽃망울을 터트렸다.

 

동백은 겨울에 꽃을 피워 청렴과 절개를 상징한다.

▲ 동백은 겨울에 꽃을 피워 청렴과 절개를 상징한다.


동백은 상록수로서 겨울에 꽃이 피므로 청렴과 절개를 상징한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동백을 매화와 같은 반열에 놓았고 동백나무를 엄한지우(嚴寒之友)라 했다. 또 매화와 동백, 대나무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였고 매화와 동백, 수선을 삼우군자(三友君子)로 꼽기도 했다. 중국의 시인 소식(蘇軾)은 “불꽃같은 붉은 꽃이 눈속에서 핀다(爛紅如火雪中開)”고 읊기도 했다.
 
마량리 동백꽃은 3월부터 4월까지 절정이다. 이때 맞추어 오면 ‘동백꽃ㆍ주꾸미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춘장대 해수욕장이 있고 낚시와 회를 즐길 수 있는 홍원항, 일출과 일몰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마량포구 등이 있다.

동백정에서 주차장쪽으로 가다보면 무성한 해송숲이 나타난다.

▲ 동백정에서 주차장쪽으로 가다보면 무성한 해송숲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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