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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 빠져죽은 처녀의 슬픈 사연을 간직한 나무

[이야기가 있는 충남의 나무 25] 논산 반암리 느티나무

2015.01.14(수) 10:52:07탈론(malgmywoo@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실화(實話)가 있고 전설이나 신화 혹은 민담 등과 같은 설화(說話)가 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도 후세에 전해 내려오면서 덧붙여지고 왜곡되면서 민담이 되거나 혹은 전설이 되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실화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모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는 논산시 양촌면 반암리(제비울마을)에 있는 느티나무를 찾아보았다.

논산시 벌곡면을 지나 대둔산 자락의 고개를 넘어 양촌면 반암리 1구 마을에 들어갔으나 쉽사리 나무를 찾지 못했다.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결국 마을을 되돌아 나가려는 순간, 그때 마침 집을 나오시던 손재상(74) 마을이장님을 만났다. 나무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무와 마을에 얽힌 이야기를 이장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제비형상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마을이라서 제비마을이라 불리고 있다. 반암리 마을의 모습

▲ 제비형상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마을이라서 제비마을이라 불리고 있다. 반암리 마을의 모습

우선 지명과 마을이름에 대한 유래를 들었다. 땅의 절반이 암반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한자로는 반암리(半岩里)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말로 제비가 운다는 뜻 또는 제비형상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마을이라서 ‘제비울마을’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손 이장님은 “앞산이 우리 집안의 선산인데 모습이 꼭 제비를 닮았어. 또 하나 전해지는 얘기가 있는데 맞은편의 산 능선이 용 비늘을 닮았다고 용날이라고 하는데 그 앞에 두껍바위가 있어. 그런데 용이 두꺼비가 있는 것을 보고 잡아먹으려다가 건너편에 있는 제비가 우는 바람에 고개를 돌려 제비를 바라보았다는 거여.”라고 설명했다. 전설을 입증하듯 신통하게도 용머리처럼 생긴 산이 마을 방향으로 향해있었다.
 

반암리 느티나무는 제비울마을의 입구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반암리 느티나무는 제비울마을의 입구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명의 기원을 듣고 나무를 찾아갔다. 마을 입구 큰길가에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마을 안으로 들어간 게 실수였다. 나무의 높이는 18m, 가슴높이 둘레는 3.3m, 나무갓 너비 14m로 규모가 제법 컸다. 그 느티나무 두 그루 사이에는 정자가 있어 동네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18m로 규모가 컸으머 정자가 있어 동네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했다.

▲ 나무의 높이는 18m로 규모가 컸으머 정자가 있어 동네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했다.

원래 이 느티나무 자리에는 죄를 지으면 자신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했다는데, 이 우물이 사람들을 어질고 착하게 만들어 준다 하여 우물을 인수(仁水) 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이 느티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우물에 빠져 죽은 한 농부의 딸에서 기원하는데 이야기는 이렇다. 제비울마을 한 양반집에 잘생긴 도령이 있었다. 어느 해 심하게 가뭄이 들었는데, 이 우물(仁水)만은 마르지 않아, 근처 여러 마을 주민들이 심심찮게 물을 길어 가곤 했다. 물을 길러 온 사람 가운데는 건너 마을의 착하고 아름다운 농부의 딸도 있었다. 양반집 도령은 길에서 물동이를 이고 오는 농부의 딸과 마주친 뒤 한눈에 반해 농부의 딸에 대한 생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부터 도령은 과거공부를 소홀히 하면서 그녀를 만나곤 했다. 도령은 그렇게 사랑에 빠져 결국 청혼을 했고, 그녀는 신분의 차이를 이유로 반대하다가 나중에는 마지못해 승낙했다.
 

이 나무에는 양반댁 도령과의 이루지 못한 처녀의 사랑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 이 나무에는 양반댁 도령과의 이루지 못한 처녀의 사랑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도령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하여 다른 가문과의 혼담을 서두르는 동시에 아들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도령과 농부의 딸은 서로 만나지 못하여 마음을 졸였다. 날은 흘러 농부의 딸은 도령의 결혼소식을 듣게 되었으며 이를 비관해 도령을 저주하며 우물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고 말았다. 다음 날 농부는 애통해하며 딸을 장사지냈는데, 그 날은 도령의 혼인날이었다. 소식을 들은 양반 댁에서는 혼인날 불길한 일이 일어났다고 불평하며 사람을 시켜 우물을 덮어버리게 하였다. 그 이후 우물의 자리에 지금의 느티나무가 자랐다. 훗날 도령은 과거시험에 떨어져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느티나무에 있던 구렁이가 자신을 보며 달려들자 다시 한양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구렁이가 죽은 농부의 딸의 혼이 깃든 것이라고 여겼다.

이후 이 궂은 날이면 이 나무에 구렁이가 나타난다 하여 사람들은 접근하기를 꺼렸다고 한다. 애달픈 전설을 생각하면서 혹시나 구렁이가 나타난 흔적이라도 불 수 있을까 하여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죽은 처녀의 넋이 구렁이로 변해 궂은 날이면 이 느티나무에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죽은 처녀의 넋이 구렁이로 변해 궂은 날이면 이 느티나무에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250년이 된 이 나무는 현재 논산시 양촌면의 면나무로 지정되어 마을 사람들에게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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