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전체기사

전체기사

충남넷 미디어 > 소통 > 전체기사

[사람향기] '국제시장' 천만관객 이유 있었네!

2015.01.12(월) 11:24:58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 찬 흥남 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 봤다 찾어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였더냐! 피 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일가 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고나 고향 꿈도 그리워 진다~ 영도 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철의 장막 모진사연 받고서 살아 온 산과 들~ 정직하게 너와 남매 떠나기 싫다
금순아 굳세어 다오~ 북진통일 그날이 오면! 손을 잡고 웃어나 보자! 덥석 안고 춤도 쳐 보자~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비상구를 빠져 나오는 아빠도 아들도 심지어는 여섯 살 꼬맹이도 눈이 뻘겋게 물들었습니다. 나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마스카라 번질까봐 눈 크게 뜨고 그렇게 안간힘을 썼는데... 그만 왈칵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뻣뻣한 우리 남자가 시간 내내 울더라니까. 이산가족 찾는 모습 볼 때 제일 눈물이 나더라.”

같은 시간 함께 한 친구 가족의 눈이 일제히 뻘겋습니다.

어릴적 소 다음으로 아버지 재산2호였던 전축에서 흘러나오던 그 노래. 그 노랫말을 수 십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아니 오늘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이구 세상에, 만났네! 찾았네!” 부모님께서 호미자루 던져놓고 이산가족을 찾아주는 방송을 보시면서 왜 눈물을 훔치셨는지도.....

“엄마, 여의도에 ‘만남의 광장’이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었어요?”

아들녀석과 함께 그 자리에 서서 검색해보니 1983년 6월. KBS가 33주년을 맞아 특별생방송으로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방송했습니다. 이산가족을 찾으려고 여의도광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자 정부가 서울시로 하여금 1년 동안 임시로 ‘만남의 광장’을 착공하도록 했습니다. ‘만남의 광장’을 대한적십자사가 운영을 맡아 당시 1년 동안 모두 1만 4,947건의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름이 왜 붙여졌는지 아들도 나도 다시금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엄마는 어떤 부분이 제일 감동적이었어요?”

“후퇴하는 유엔군이 흥남부두에서 무기 대신 피난민들을 선택한 인간적인 모습. 피란 과정에서 생겨난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모습. 업고 있던 막순이를 놓쳐버리고 울부짖던 어린 오빠. 막순이를 찾아 나선 아버지와의 이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나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 이 말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더라."

즐비한 커피숍, 화려한 옷차림, 하늘 높이 치솟은 건물들, 손에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가족의 유쾌한 웃음소리....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 이 모든 것이 이분들의 희생 덕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석탄괴물이 아저씨들을 덮쳤지요? 아저씨들이 힘들게 석탄을 캐서 에너지가 되지요? 힘들게 캐니까 에너지를 아껴야 하지요?”
탄광 안에서 폭발한 메탄가스는 일곱 살 아이의 눈높이에서 석탄괴물이 되었습니다. 에너지를 아껴야 하는 이유를 이론으로가 아니라 실감합니다.

“아빠는요? 두 번 보시고도 눈물이 또 나셨어요?”

“두 번 아니라 몇 번을 봐도 눈물 나지. 꼭 우리 아버지를 보는 것 같아서....
주인공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잖아.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목숨 걸고 독일 광부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해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기면서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아. 그게 바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야.“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하는 내내 대화가 이어집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이 우리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었습니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