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아는 충남 논산시에 대해 물어 보면 제일 먼저 무슨 단어가 떠 오르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 올리는 것은 연무대 즉 논산훈련소를 떠 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논산시에는 논산훈련소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충남 논산은 우리나라 조선 500년을 이어 온 유학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기호유학의 본산인데 그러다 보니 논산의 이곳 저곳에는 당대의 유학자들의 자취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조선 후기의 학자요 정치가에 사상가이며 서인, 소론의 영수인 백의정승 명재(明齋) 윤증선생의 할아버지로 선조때 태어나 광해군 시대를 지나 인조반정으로 왕위를 얻은 인조17년 1639년에 세상을 떠난 문신이며 사후에 영의정까지 추증된 윤황선생의 고색 창연한 고택을 다녀왔습니다.
 

가까이 위치해 있는 명재윤증선생의 고택처럼 담장도 없이 사랑채가 덩그러니 들어서 있는 이곳은 충청남도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되어 있는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장마루로716번길 132에 위치한 팔송윤황선생의 고택으로 이름 붙여져 있는데 사실은 윤황선생의 6대 손이며 함안 현감을 지낸 바 있는 윤정진이 조선 영조 때인 1730년 경 지금 자리로 옮겨 건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대로 윤황 선생 종가로 사용되어 오고 있는 고택입니다.
 

이곳 사랑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중처마라 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기중에 홈이 파여 있는데 그 홈에 맞추어 또 다른 처마가 있었으나 수선 복원과정에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건축되면서 멸실되어 버려 안타까움을 더하는 부분이기도 하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이중처마는 중국의 자금성에서 볼 수있는 정도의 아주 희귀한 처마의 구조라고 합니다.
 

보이시나요?
아래 그림 속 기둥들에 파여져 있는 이중처마를 위한 홈들이...
 

아래는 사랑채의 뒷부분입니다.

사랑채의 뒷편으로 돌아가보면 이렇게 배수로와 낮은 굴뚝이 배치되어 있는데 굴뚝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기능적인 요소가 반영된 결과로 남향의 집일 경우 대부분 뒷편은 북쪽이 되어 응달지고 습기가 맺히는 등 목건축물의 경우 곰팡이나 해충이나 병균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  온돌에 불을 지필 때 나는 연기가 처마 아래부분으로 휘돌아 흩어지면 습기와 곰팡이 해충 등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였답니다.

현재의 모습이 옛모습 그대로인지는 알 수없으나 복원 수리과정에 앞쪽 기단의 원래 노란색의 돌은 사랑채 뒤로 다 물려 버리고 엉뚱하게도 회색[푸른색?]의 어울리지 않는 돌로 사랑채 전면 기단을 쌓은 것은 누구나 보아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원래의 돌들이 많이 사라져 버려 전면 기단 전체를 다 쌓기에는 부족해서 뒤로 돌리고 전면은 같은 색상의 돌로 쌓았는지는 몰라도 원래의 돌과 비슷한 색상의 돌들을 구해서 복원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문화재 복원과정을 되짚어 보아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보이시나요?
요즈음 모든 고택이나 고 건축물 수리에 사용되는 기단석들의 색상이 모두 아래의 사진처럼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돌이랍니다.
^^
 

팔송윤황선생고택의 경우 제일 앞에 'ㅡ'형 사랑채가 있고 그 뒤에 안채와 사당이 있습니다.



안채에는 현재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는데 윤여복[尹汝復]이라는 문패가 붙어있고 문이 굳게 닫겨있어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ㄱ'자형의 안채와 '一'자형의 아래채가 있어 전체적으로 튼'ㅁ'자형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안채의 뒷편 우측 약간 높은 곳에는 팔송윤황의 위패를 모셔두고 있는 사당이 자리해 있습니다.

그리고 안채에서 사당으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곳에 문이 있어 사당에 제를 올릴 때 바로 갈 수 있는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팔송윤황선생고택을 찾은 것은 근처에 서실을 운영하는 노정 윤두식 선생을 만나러 가는 길에 약속시간이 일러 잠시 둘러 본 것인데 바로 옆에 위치한 묘소도 참배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제대로 복원수리되지 않은 모습의 고택을 보면서 아쉬움이 커서인지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안스러워 보입니다.
 

제자리를 잃은 비석의 이수와 기단석이 밭 가장자리에 덩그러니 놓여있고, 탐방객의 편리를 위해 마련된 듯한 어울리지 않는 화장실은 많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인조 때 동부승지, 이조참의, 전주부윤을 지냈고 탄핵을 받아 유배되어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윤황선생의 호가 팔송인 이유는 그가 살던 곳이 남별영이 있던 곳으로 소나무 8그루가 둘러싸여 있고 그 가운데 샘이 있어 팔송정이라고 불렀다는데 그 명칭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격이 있는데 그 격에 맞는 모습으로 제대로 자리하여 찾는 이들이 바른 역사를 인지 하도록 해 주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바른 복원이 이루어져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