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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끊을 건 끊자

2015.01.04(일) 19:28:12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4일째 고층 아파트 계단을 걸어올라 다니고 있습니다. 4일 전 늦은 밤 연말에 기분좋게 한 잔 마신 술이 술을 불러 자꾸 마셨는지 취해 인사불성이 된 한 주민이 연말도, 휴일도 없이 일하는 죄 없는 엘리베이터에 발길질을 한 탓에 고장이 난겁니다. 주말이 겹치고 갖추고 있는 부속이 아니라 지연되고 있다고 방송이 나옵니다.

최근에 신경에 문제가 생겨 다리를 저는 한 주민은 올라 다니느라 ‘이제는 엉치까지 아프다’며 불편을 호소합니다.

“한번 내려갔다 올 일이 끔찍해서 쓰레기도 모아놓고 있었더니 냄새가 나고 죽겠다.”
무릎이 시원치 않은 어르신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금방 고쳐지겠지 싶어서 시장 본 것을 꼭 필요한 것만 갖고 올라가고 있다.”며 한 손에는 검은 봉지 하나, 등에는 어린아이를 업고 또 다른 한 손에 유치원 다녀오는 아이의 손을 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엄마가 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유치원 나서는 길,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그저 신이 난 손자 녀석 껑충껑충 뛰어내려갑니다.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는 할머니의 얼굴에 주름 하나 더 늘었습니다. 손자녀석 버스에 태우고 나서야 쑥쑥 아리는 무릎을 붙들고 화단에 걸터앉았습니다.
“계단을 올라갈 일이 하도 끔찍해서 그냥 손자 올 때까지 여기 있다가 들어가고 싶구만. 허허.”

한 사람의 어이없는 실수가 이렇게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고 있었습니다.

연말 형제들이 모여 고향에 다녀온 지인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얼굴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들어보니 이 집도 술 때문에 해프닝이 벌어진 모양입니다. 평소에 그렇게 점잖던 형부가 기분 좋아 한잔 두잔 자꾸 마시더니 인사불성이 되어 윗사람도 못 알아보고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가 하면 아랫사람에게는 폭력도 행사했다는 거였습니다. 술에 취해 그야말로 180도로 돌변한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 한 사람 때문에 기분좋아야 할 가족 모임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당사자에게 찍어놓았던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황당해 하면서 다시는 술을 먹지 않겠다고 가족들 앞에서 선서했다고 합니다. 손이 발이 되고 발이 손이 되게 빌었지만 이미 가족이 받은 충격과 마음의 상처는 꽤 오래 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더 깊은 속내로는 가족이지만 그 분과 다시는 마주대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습니다.

연말을 즐겁게 보내는 이때에 참 우울한 한 가정이 있습니다.
“이주일 씨가 나와서 광고할 때, 그 때만 끊었어도 이 지경은 안됐을텐데....아이들도 저도 그렇게 부탁을 했었는데.....남편이 아이들 앞에서 고개를 못듭니다.”
폐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남편을 둔 아내의 얼굴이 웃음을 잃은 지 오랩니다.

선을 넘어 마신 술과 담배는 이웃에게 적잖은 피해를 주었고, 한 사람을 형제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게 했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에게서 웃음을 빼앗아 갔습니다.

새해 새 마음가짐으로 만일 적당히 취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끊읍시다. 뒤늦은 후회를 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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