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최현숙)에서는 지난 20일 김장하기 행사를 진행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책상에는 책과 공책대신 김장거리들이 차지한다. 교육장에서 담그는 김장김치는 한국어 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다. 한국문화를 배우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매년 담그다 보니 몇 년째 김장하기 행사에 참여한 다문화이주 여성들 중엔 제법 능숙하게 김장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침부터 김장에 들어갈 재료들을 손질하고 밤새 절여놓은 배추를 씻어 물기를 빼는 모습은 주부 9단의 내공을 보여주었다. 무를 채 썰고 파와 마늘, 생강, 갓을 씻을 다듬어 놓았다.
▲ 무 채썰기가 기본이에요.
▲ 재료들을 깨끗이 씻어요.
▲ 이것이 주부9단의 모습.
배추가 한국인의 식탁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음식인지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정도이다.
“배추가 고소하게 생겼어요. 잘 절여진 것 같아요.”
“새우젓이랑 까나리액젓 너무 많이 넣으면 짜요.”
“올해는 고춧가루가 참 맵네요.”
다문화 여성들의 입에서 술술 나오는 이런 말들이 이젠 낯설지 않다.
▲ 맛있게 만들 거예요.
▲ 일년을 먹어야 해요.
▲ 김장은 여자만 하는게 아니랍니다.
▲ 순식간에 반을 했어요.
베트남에서 온 당티화씨는 “선생님, 김장날은 뭐니 뭐니 해도 뜨끈한 동태 국이 제일이에요!”
하며 채 썰고 남은 무와 두부, 동태를 넣고 동탯국 돕는 것을 도왔다.
티베트가 고향인 준마 씨는 생선요리를 못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만은 동탯국 먹기를 시도했다. 김장하는 날의 문화(?)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라고 하는 말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 두부도 넣고~
▲ 채 썰고 남은 무~도 넣고.
▲ 동태국 맛있겠다~
백포기가 넘는 김장을 두시간만에 뚝딱 해 치웠다. 물론 전날부터 절이고 재료 준비를 한 덕이다. 함께 김장 양념을 버무리고 간을 맞추고 절인 배추에 속을 넣으며 김장김치를 완성했다. 주부들에겐 김장만큼 큰 연중행사가 없을 것이다. 빨갛게 옷을 갈아입은 배추가 가득 쌓여 있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이유일 것이다.
손에 가득 김장 김치를 들고 가는 주부9단의 얼굴이 마치 개선장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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