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한적한 도로라 차가 별로 없어서 잠시 학교를 살짝 쳐다보았는데 아름다운 그림이 보이는 거예요. 벽을 따라 가득 그려진 벽화가 눈을 금세 사로잡았습니다.
얼른 차를 세우고 잠시 벽화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커다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고 근사했습니다. 한 폭의 아름다운 민속화가 벽을 따라 계속 이어져 있어서 저도 벽을 따라 계속 걷게 되었답니다.
금세 옛이야기 책을 보는 듯 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정감 있고 예스러운 그림의 매력에 빠져 넋을 잃고 바라봤네요.
‘어떻게 이걸 다 그렸을까?’
조그만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긴 담장을 스케치북 삼아 그린 실력이 놀라웠습니다. 불면 날아갈 듯 한 꽃씨도 재밌고, 한복입고 줄을 넘는 모습도 정겹습니다.
딱지치기를 하는 남자아이들 모습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 놀이는 똑같았나봅니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아이들 표정도 개구 집니다.
다른 쪽 담장에는 제가 어렸을 적이 배경인 것 같습니다.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마치 여름 방학 때 외할머니 댁에서 했을법한 그림이었습니다.
매일 이 학교를 다니며 매일 이 그림을 감상하는 아이들은 참 행복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옛 것이 좋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을 때 마다 사실 마음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어렴풋이 그 의미를 알 것도 같습니다. 이 담벼락의 그림을 보며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 좋았습니다. 초여름의 어느 날, 제가 다닌 적도 없는 낯선 초등학교 안에서 참 포근함과 정겨움을 느꼈습니다. 벽화, 그 의미는 그림 그 이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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