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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숨고르기

2014.02.26(수) 18:20:29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지난 주말은 자연사랑산악회 회원들과 태안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시작되는 솔향기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피톤치드 품은 솔향기에 흠뻑 젖어 오르락 내리락 마치 리듬이라도 타는듯 이어진 오솔길을 걷는데 그 순간만큼은 백만장자가 부럽지 않습니다. 거기에다가 찰싹 찰싹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발걸음을 더욱 경쾌하게 합니다. 우리 지역에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소문 듣고 멀리서 온 산악인들에게도 매우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산, 바다, 소나무, 바위, 조개껍질, 돌맹이 하나 하나가 얼마나 예쁜지 볼 장 다 본 아저씨 아줌마지만 봄바람 난 처녀들마냥 콩닥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듭니다. 저마다 감동스러운 자연을 배경 삼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요상스런 포즈 취해가며 깔깔깔 웃음소리도 함께 사진 속에 담습니다.

그런데 평상시 운동부족 현상, 숨길 수 없습니다. 나도 모르게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여섯 살 막내둥이가 들었습니다.
“엄마, 힘들어요? 저는 안 힘들어요. 걱정마세요. 제가 손을 잡아서 끌어줄께요.”
도대체 누가 누구 손을 잡아준다는 것인지 참.^^ 옆 사람이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줘야 한다는 것을 마지막 코스에서 결국 아빠 등에 엎힌 아이가 배우고 깨닫습니다.

높은 산이 아니라 정상이 아니더라도 중간 중간 숨을 고르며 쉬어갑니다. 저만치 앞서 갈 수 있지만 기꺼이 함께 숨을 고릅니다. 승부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가기만 하는 사람, 행복할까요. 옆 사람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발맞춰 걸을 때 더디 가더라도 정이 넘치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숲 속에서 토끼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때 열매 하나가 토끼 머리 위로 떨어졌지요. 깜짝 놀란 토끼가 달아나기 시작했는데요, 그걸 보고 숲 속 동물들이 모두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산중의 왕 호랑이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한참을 달리던 동물들이 왜 도망가는지를 서로에게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숲 속 동물들처럼 옆 사람이 뛰니까, 옆 사람이 앞서 가니까 무작정 나도 헐레벌떡 따라 뛰지는 않았습니까.

머나 먼 여정의 인생길, 헐레벌떡 뛸 때 뛰더라도 한 달에 한번은 숨을 고르면서 쉬어가면 좋겠습니다. 자연사랑산악회에서는 다음 달 22일 안흥항에서 배를 타고 6쪽마늘의 원산지라는 가의도를 탐방합니다. 독자님들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끼룩끼룩 갈매기들에게 새우깡도 던져주면서 숨고르기도 한번 하시고 충전하셔서 활기차게 올 한해를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수 놓아가시면 좋겠습니다.(문의전화010-2877-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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