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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용서

2014.02.13(목) 09:58:54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설 전 지인들과 함께 관악산 등반에 나섰다가 조록조록 내리는 비를 핑계 삼아 어디 쉬어갈 곳 없나 둘러보는데 예사롭지 않은 집 앞에 또한 예사롭지 않은 옷차림의 남자분이 내리는 비를 맞아가면서 조각을 하고 있습니다.

빗속 추위에 달달 떨고 있는 우리가 불쌍해보였는지 마음씨 좋은 그분, 기꺼이 차 한잔 줄 수 있다며 일행을 안내해 들어가 마주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TV에서 소개되었던 여산 김지명 시인이었습니다.

“성경에서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그 사랑도 이것이 빠지면 영원하지 못합니다. 뭘까요?
차를 다 마시는 동안 시간을 드리지요.”

느닷없이 던져진 퀴즈 아닌 퀴즈를 풀어보려고 우리 일행은 일제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사람 저사람 이 것 저 것 생각나는 단어마다 제시해 보았지만 아니라고 도리질 합니다.
찻잔이 비어져갈 무렵 결국 답을 말해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용서입니다. 내 남편을 사랑하십니까? 내 아내를 사랑하십니까? 그런데 남편의 허물을, 아내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서 그 사랑이 지속될 수 있습니까? 결혼식장에서 주례사 앞에 영원히 사랑을 맹세하지만 왜 이혼하는 가정이 생깁니까? 그것은 용서가 빠진 사랑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러면 영원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인생여정 속에서 깨달은 주옥같은 수많은 비밀들을 인생의 선배로서 자상히도 말씀해 주신 그 분이 오늘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개그맨 김영철이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개그맨 김영철은 학창시절 월등하게 앞서는 아이 때문에 매번 전교 2등만 했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전교 3등과 점심을 먹으면서 서로의 소원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전교 1등이 미워죽겠어. 죽었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가 1등을 할테니까. 너는 소원이 뭐야?”
그러자 전교 3등이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가 2등이라도 해보지.”
이 일이 있은 후로 김영철은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을 것을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사람도 나를 미워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게 됩니다. 내 마음이 용서를 전제로 한 사랑으로 가득 찬다면 미워할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죽어도 용서 못해’ 대신, ‘용서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백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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