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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헛된 꿈

2014.01.09(목) 15:11:55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새해 둘째 날 아침 심상치 않은 꿈을 꾸고는 눈 뜨자마자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사업이 매우 번창한다느니, 복권에 당첨된 사람 중 여러 명이 이런 꿈을 꾸었다느니, 뜻하지 않은 돈이 들어온다느니 그야말로 좋은 말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흥분된 마음 추스르며 일상에 임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바람을 넣습니다.
“좋은 꿈을 꾸었으면 무조건 복권을 사야지.”
“헐~ 정말?”
그리고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집에 들어올 때 복권 한 장 사오시오. 꼭”
그런데 왠지 내 손으로 사야 될 것 같은 요상한 예감이 들어 메시지를 다시 보냈습니다.
“퇴근하거든 함께 사러 갑시다. 내 손으로 사야겠소.”

어쩌면 그렇게 철없는 아내가 하는 일에 쿵짝을 잘도 맞춰주는지 천생연분 맞습니다.
평상시 복권에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에 둘 다 복권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몰라 헤매다가 결국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내 인생의 두 번째 복권을 사고야 말았습니다. 순간, 매주 복권 사는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합니다. 마치 당첨이 약속이라도 된 것처럼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당신 덕분에 2~3일은 나까지 설레겠다.”
“웅, 내가 근거 없이 복권을 산 게 아니잖아. 우리 1등 당첨되면 뭐할까?”
“캬악~ 유럽여행...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철없는 아내와 한 20년 살다보면 똑같아지는 것이 부부인가 봅니다. 한사람이라도 정신을 차리면 좋으련만 어쩌면 그렇게 똑같이 어린아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주변 친한 몇몇에게는 친절하게 귀띔도 해두었습니다.
“내가 갑자기 안보이거든 복권에 당첨된 줄 알라구.”

시간이 흘러 그렇게 복권방 주인이 설명해 준 그 날짜 그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어찌나 오래간만에 샀는지 순서가 틀려도 되는 것인지 맞아야 되는 것인지도 모를 만큼 복권에서만큼은 꽤나 어리벙벙한 두 사람이 텔레비전 앞에 쭈그리고 앉아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해서 듣습니다.

“헐~ 오천원 짜리 한 개 됐잖아.”
“복권당첨이 어려운거구나.”
“복권이 안 된 걸 보니 내가 꾼 꿈은 올해 우리 신문사의 번창을 의미하는 거 였나봐.”

그렇게 복권당첨이란 쉽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달으며 헛된 꿈을 꾸었던 지난 며칠을 돌아보니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복권에 당첨되었더라면 이 [사람향기] 코너도 안 쓰고 유럽여행 떠날 뻔 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내 앞에 뚝 떨어진 돈벼락을 쫓는 헛된 꿈을 꾸는 대신, 독자가 찾고 싶고 보고 싶은 신문을 만들어내는 일에 올 한해 매진해 볼랍니다.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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