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 주산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화산천이 있습니다. 보령댐에서 보내주는 물과 함께 근처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합쳐져 흐르는 물이라 합니다.

이 화산천 한가운데에 화산교라는 다리가 놓여져 있고 다리 바로 옆 도로변에는 자그마한 시골 버스 승강장이 있는데 두곳 모두 다 예쁜 옷을 입고 있습니다.
다리와 버스 승강장이 무슨 옷을 입고 있냐구요? 예쁘게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뜻입니다.

시골 마을의 버스 승강장.

대개 누군가 버린 짐보따리와 빈 깡통이 널부러져 있고, 인적이 많지 않다보니 승강장 한쪽 구석에는 잡초도 자라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승강장 천정 벽면에는 거미줄도 둘러쳐져 있게 마련입니다.

다리 역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천대씩 차가 지나다니는 도심 강변의 다리와 달리 어쩌다 한두대씩의 차와 경운기만 다니는 시골 다리이니 낡고 초라하고 볼품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 화산교는 그런 시골 버스 승강장과 다리가 아닙니다.
벽화를 그려 넣어 참 예쁘고, 생기 있고, 지나 가는 사람들에개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차를 몰고 급하게 가다가도 잠시 차를 세워 한숨 돌리게 하는 여유로움을 주는 곳입니다.
 

▲ 승강장에 그려진 예쁜 벽화
 

먼저 버스 승강장 벽화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주산면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미산면이라는 이정표가 되어 있네요. 승강장 안과 양쪽 벽면 모두 화산교를 주제로 하여 예쁘게 채색이 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현재의 콘크리트 다리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 통나무를 엮어 만든 그때의 정겨운 모습을 그려 놓은 듯 합니다.

버스를 타러 오는 사람들,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 모두 한번쯤 더 돌아보고, 또한 한동안 그림을 감상하며 여유와 시골 낭만을 느끼게 해 줄것 같습니다. 보는 내내 마음이 평화로워 집니다.

 

▲ 다리 교각에 그려진 벽화
 

▲ 화사한 꽃그림이 칙칙한 콘크리트의 이미지를 확 바꿔 줍니다.

그리고 이번엔 다리입니다.
화산교는 폭5m, 높이 3m 정도 되는 7개의 교각으로 만들어져 총 길이가 110m정도 되는 다리입니다.
 
 

▲누렇게 익은 가을 들녘 벽화
 

▲ 파란 물 위에 나는 평화로운 하얀 새
 

▲ 푸른 초원과 누런 소와 도시

이 다리의 교각과 다리 아래 천정에도 역시 예쁘고 정감 넘치는 시골 풍경을 그려 넣었습니다. 소달구지가 보이고 푸른 냇물과 하얀 뭉게구름이 보입니다.
 
 

▲ 다리 천장의 하늘 그림
 

▲ 교각의 벽화와 어우러진 화산천 맑은 물
 

▲ 마을 주민들이 천렵을 왔습니다

그림에 사용된 하늘색 푸른 물감과 화산천 맑은 물, 그리고 다리 전체가 주는 물그림자가 함께 어우러져 뛰어난 경치를 보여줍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요? 어느 누군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이곳에 재능을 기부한 사람 모두 우리 충청도 시골을 밝고 화사하게 해주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화산교가 있는 화산천변은 또한 유채, 해바라기, 코스모스 같은 계절 꽃을 심고 주변 지형을 활용해 벤치와 산책로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꾸며 놓으면 주민들의 정서 함양과 지역이미지도 훨씬 좋게 개선이 되고 더불어 농촌을 한번 더 돌아보게 해 줄것입니다.

원래 이곳 주산 벚꽃길은 주산 한우마을과 더불어 많이 알려지기는 했는데 다리의 벽화 그림이 플러스 효과를 발휘할듯 합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고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덩달아 사람들의 왕래마저 없어 적막해져만 가는 농촌에 이렇게라도 생기가 살아날 수 있으니 다른 시군 농촌도 이런 자원을 활용해 농촌에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