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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대표작들을 그려놓은 수채화 같은 설계...끊임 없이 추앙해야 될 부여출신 민족시인

2013.05.09(목) 22:44:33부여타임스(jynews1@hanmail.net)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옥천에서는 오는 10일 시인 정지용을 기념하는 제26회 옥천지용제가 열린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깊숙이 숙연해지는 고개와 마음을 마주한다. 옥천신문은 지금의 옥천지용제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부여뉴스는 신동엽을 크게 그려보지 못했다. 그래서 지역민들에게 그의 소중함을 전해드리지 못했다. 보릿고개를 넘나드는 세월이 지난지도 오래됐고, 밥 곯아가며 풀 뜯고, 소나무껍데기 벗겨먹던 아버지의 시대도 갔다. 그런데, 정작 민주주의를 단 몇 줄의 시로써 만천하에 외치던 이, 내 고향에서 태어난 이, 2005년 4월 이달의 인물로 선정된 민족시인 신동엽을 생각하는 이들은 적다. 그게 지금까지 지역신문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책감이다.

수십 년간을 생가 한 채만 덩그러니 그 분을 지켜왔었다. 이제 미망인 인병선 여사의 손에 의해 오랜 세월 묻혀 있던 신동엽이라는 이름 석 자를 꺼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코앞에 있다. 그리고 3일 그의 이름을 딴 문학관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솟대에 철재로 된 판쪼가리에 그의 시 한 구절, 구절을 만날 수 있었다.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이다. 곧 마당에 물도 흐를 듯하다.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현관을 들어서면 첫 발에 그의 흉상이 자연채광을 받으며 있다. 굳이 조명을 쓰지 않고 천정을 뚫어서 자연채광으로 그를 마주하게 만들었다.

전시관 내부에는 교사로서의 삶을 증명하는 신분증들과 신춘문예에서 당선됐던 작품들, 당시 신문들, 인병선 여사와 주고받은 편지들, 옷가지 등 그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전시관 복도를 따라 뒤편으로 돌아가면 신동엽의 사진들과 그를 기억하는 여러 화가들의 작품들이 양쪽에 진열돼 있다. 레일로 연결된 할로겐 조명 등이 사진과 작품들만 덩그러니 비추고 있다. 가운데는 아무것도 없다. 그 가운데서 카메라를 들여대는 순간 그의 작품 ‘껍떼기는 가라’가 생각났다.

야외로 빠지는 문이 있다. 앞마당에 있는 물길이 이곳을 지나는 것 같기도 하다. 노출콘크리트 방식으로 부여에서는 보기 드문 모던한 건축양식이다. 거기에 조경을 잘 꾸몄다. 벽에 손을 대고 천천히 뒷 뜰을 걸었다. 그 뒷 뜰은 옥상으로 연결됐다. 옥상 전체는 옥상이라기 보다는 뜰이다. 여기서 다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가 떠올랐다.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수여받은 훈장



‘ㄷ’자로 돼 있는 옥상 뜰을 돌아서보니 옆 뜰로 이어졌다. 물길은 다시 이곳 계단폭포 형식으로 통하고, 앞마당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꽃들이 참 예뻤다. 그리고 그의 ‘금강’이 뇌릿속을 스쳤다. 아마도 인병선 여사는 이 전시관 자체도 그의 대표작품들이 연상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같다.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전시관을 둘러보는 도중에 여러 관람객과 마주쳤다. 아이를 등에 업은 다문화가족 엄마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 좀 찍어달라고 다가온 친구들이었다. DSLR로 찍어 달라, 스마트폰으로 찍어달라는 등 주문도 참 많았다. 그래서 나도 한 번 더 찍자고 했다. 아주 장난스런 몸짓들이 나왔다. “신문에 나올 사진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다시 찍자며 바른 자세를 취했다. 대학 새내기들이 대 선배의 전시관을 찾았다. 전화통을 붙들고 돌아다니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선배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친구, 이런 좋은 곳에 와서 엄한 걱정을 한다며 핀잔을 주는 친구 등 다양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감탄했다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취재하던 전날부터 각종 신동엽과 관련된 행사가 치러졌다. 그런데 단 한 곳도 시간을 제때 맞추지 못했고, 인병선 여사로부터 얘기들을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신동엽 문학의 밤은 부여여자고등학교 김대열 선생님을 비롯한 전교조 부여지부 회원들과 국어교사회 회원들의 손으로 잘 치러졌으리라 믿는다. 오랫동안 그들이 지켜왔기에 이번에도 작게나마 그를 기억하는 날을 만들었을 것이다.

신동엽은 어떤 사람인가.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각종 백과사전을 보면, 신동엽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아주 짧디 짧은 얘기지만, 그나마 그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다시 문학관을 방문해보면 그의 얘기를 이해하기 좋을 듯 하다.

신동엽, 그 이름 석자를 걸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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