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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말은 왕관보다 낫다

2013.05.06(월) 22:44:29오명희(omh12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아침출근길에 동네농협마트를 갔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 녀석이 온다기에 색다른 찬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농번기가 시작되는 봄철이라 서일까. 농협마트엔 비교적 한산했다. 이런저런 찬거리를 장바구니에 담아 계산대에 이르자 낯선 어르신 한분이 대기하고 있었다. 인상만큼이나 마음씨 고운 어르신은 친절하게도 당신은 집이 멀어 차가 와야 간다며, 한사코 내게 먼저 계산을 하라고 했다.

바쁜 출근길인 나의 마음을 읽으신 걸까. 나는 어르신에게 머리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장바구니를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남편의 농협카드를 내밀었다. 남편의 카드는 예상외로 포인트가 많이 쌓여 있었다. 어느새 몇 만원이나 쌓여있어 포인트 결제를 요구했다. 그런데 예전과는 달리 본인확인이 필요하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계산원에게 양해를 구한 후 마트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 남편을 불러 들였다.

그러나 남편이 계산대에 도착했을 땐 어느 손님의 물건을 계산하고 있었다. 내 물건은 이미 계산이 끝났기에 마음은 조급하지만 조용히 차례를 기다렸다. 그 손님 후엔 곧 내 차례가 되리란 기대감으로 말이다. 그런데 남편의 확인절차만 남은 나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또 다른 손님 받기에 급급했다. 이의를 제기하는 내 말은 아예 들은 척도 안 했다.

그 순간 부아가 치밀었다. 하지만 나는 불쾌한 감정을 억누르고 조용히 문제제기를 했다. “아가씨 내 차례인데 왜 다른 손님을 받는 거죠?” 라고 말이다. 그런데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이“아줌마 때문에 밀렸잖아요.” 라며 퉁명스럽게 쏴붙였다. 이건 누가 손님이고 주인인지 황당하기만 했다. 아침출근길만 아니었다면 농협마트관리인을 찾아 갔을 것이다. 직원관리 개선을 당당히 요구했으련만 바쁜 일상에 얽매여 그냥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아침부터 기분이 상해서인지 하루 종일 마음이 언짢았다.

이제 동네 농협마트엔 나만 안가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남편과 나는 동네 농협조합원이다. 농협이 조합원 없이 어찌 존재할 수 있겠는가. 남편은 농협이 망하면 농협조합원들도 함께 망하는 거라며 문제점이 있으면 해결방법을 찾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렇다. 그래서 감히 이 지상을 통해 지역 내 농협마트관계자들에게 청원하는 바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이 모든 과정이 내 지역 발전에 지름길이 되리라 생각에서 말이다.  

한국 속담에 ‘장님 손보듯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즉 친절미가 없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매사 친절한 마음이야말로 세상살이에 있어 가장 큰 힘이라 생각된다. 그 큰 힘이 제대로 발휘될 때 보다 더 밝은 사회가 이룩되지 않을까. 지금 우리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 그러니 내 자신부터도 언제나 친절미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친절한 마음이야 말로 그 누구에게나 따스한 체온이 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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