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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두번 따려다가' 걸린 예비군들

충청남도의 출산장려 CM방송 계획에 박수를 보내며 추억한 군대시절 이야기

2013.04.05(금) 00:58:11강석훈(rkdtjrgns3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 어렸을때의 모습

▲ 우리 아이 어렸을때의 모습


우리 충남도에서 이번에 라디오 광고를 이용해 출산장려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저출산으로 인해 국가적인 심각한 문제에 부닥친 지금 충청남도의 이같은 출산장려 홍보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도 아이가 둘이기는 하지만 조금만 일찍 결혼했더라면 3-4명은 낳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어쩌다가 자녀가 3-4명인 가정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다른 날보다도 잔칫집 혹은 초상을 당한 집에 갔을때 형제 자매들이 많아서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때 보면 역시 가족이 많은게 가장 큰 복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번에 충남도가 방송하는 광고는 “충남도와 기업에서 직장여성이 회사 업무는 물론 임신과 육아에 지장 없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과, 임신과 출산이 어렵지 않다”라는 내용으로 요즘은 정말 아이 낳기 편한 세상이라는 점을 부각시킨거라 한다.

도에서 이렇게 아이 갖기를 적극 홍보하여 여성들이 아이 낳고 양육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고 결과적으로는 출산 인구를 늘리는데 큰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돌이켜 보면 아이 낳는 일이 너무나 시급한데 우리는 불과 20-30년전까지도 지금의 일을 예견하지 못하고 저출산을 장려하기도 했다. 출

 산정책에 관한 필자의 군대시절 에피소드를 하나 추억해 보고자 한다.
나는 군대에서 향토예비군 교육훈련을 담당하는 부대에서 근무했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직장마다 피가 끓는 뜨거운 용기.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 우리는 대한의 향토예비군~”

3명 이상만 모이면 지긋지긋하게 말 안듣는 예비군. 그들을 교육했던 조교였다.
당시에는 출산 제한 정책에 따라 예비군 교육에 입소한 사람들에게 불임수술을 해 주던 제도가 있었다. 예비군들에게 우리 조교들이 불임시술 받을 사람들을 신청 받아 보고한 뒤 그들에게는 빵 한 개를 선물(?)로 주면서 수술을 받게 한 뒤 집으로 곧장 보내주는 제도였다.

아마도 80년대 중반에 전국의 예비군 교육 담당 부대에서 근무한 현역 군인이라면 내 말에 다같이 공감할 것이다.

 그때 훈련 받기 귀찮은 사람들이 “옳다구나” 싶어 이 시술을 받았는데 그 숫자가 적잖았다. 출산 인구 부족으로 앞날이 걱정스러운 심각한 지경인 지금 생각하면 너무 너무 섣부른 정책이 아닐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상병때 일이다.
그때는 동원예비군 훈련이라는게 있었다. 요즘 동원예비군 훈련은 집에서 오가며 받지만 당시에는 5박6일동안 군부대에 입소해서 그 기간 내내 현역 군인들과 함께 군사 훈련을 받았다. 사실 일반인들을 군대에 불러들여 6일간 훈련을 시키니 여간 큰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도 제대후 똑같은 동원훈련을 받았는데 정말 귀찮은 일이기는 했다.

그런 예비군에게 훈련을 완전히 면제해 주겠다며 불임시술 할 사람 나오라고 하니 우루루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을 한데 모아 트럭에 싣고 부대를 빠져 나가 병원에 보내 주고 돌아왔는데...
그날 오후, 불임시술을 받겠노라며 나갔던 예비군중 6명이나 다시 돌아온게 아닌가. 웬일이냐고 묻자 그들은 겸연쩍게 웃으며 슬그머니 각자의 내무반 안으로 사라졌다.

중대장님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 놀랍게도 그 전년도 동원예비군 훈련에 참가했을때 이미 불임시술을 받은 전과(?)가 있던 사람들이었다. 훈련을 피할 목적으로 또 수술받겠다고 거짓말 친후 병원에 갔다가 공교롭게도 병원에서 사실이 드러나 다시 부대 안으로 쫓겨 들어온 것이다.

“크크크크... 예비군 훈련 안받겠다고 두 번씩이나 고추 따려다가 걸린거지? 고추가 욕한다 임마, 욕해. 주인 잘못 만났다고.... 고추가 무슨 죄가 있냐? 하하하”

예비군 훈련은 대개 해당지역 주민들 위주로 하다 보니 같은 마을 사람들, 같은 학교 선후배나 동기동창들이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불임시술을 두 번씩이나 받으려다가 들켜서 되돌아온걸 본 다른 친구들이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고추가 무슨 죄가 있냐’며. 내무반에 폭소탄이 터졌음은 물론이다.

당시에는 불임시술은 국가시책에 따리 보건소든 일반 병원이든 공짜였지만, 나중에 다시 가임시술을 받을때는 큰 돈이 들었다. 그런것 감안하지 않고 불임시술 받았다가 후회하는 사람도 적잖았다. 뒤늦게 가임 수술 받느라 돈도 들었지만 가임이 안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오래전 80년대 이야기다.

그냥 우스갯소리로 지나치고 말기에는 아쉬움이 참 많았던 제도였다. 더 이상 이런 우를 범하지 말고 앞으로 아이를 더 많이 낳는 일에 우리 충청남도처럼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 나서서 한명의 생명이라도 더 탄생시켰으면 좋겠다.

이제는 아이가 재산이고 미래다. 아이 낳는 여성이 있는 가정에서는 임산부를 그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아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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