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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날 왜 우세요?"

고로 당신을 존경합니다!

2013.02.27(수) 09:13:04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바빴습니다. 그건 사랑하는 딸이 대학원을 졸업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죠.

유난히 딸바보인 저는 그래서 어젠 또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목욕재계(?)를 하곤 진즉 예약해 둔 KTX 07시 08분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졸업식은 11시부터랬지만 딸이 일하게 될 서울대 병원의 모습 좀 구경하려고 그리 일찍 상경한 것이었죠.

서울역에서 1호선 지하철로 동대문까지 간 뒤 4호선으로 갈아탄 뒤 불과 한 정류장인 혜화역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곤 지척에 위치한 서울대 병원 모습을 카메라에 여러 카트 담고 다시 4호선 지하철에 올랐지요. 사당역까지 간 후 다시 2호선으로 환승하여 서울대 입구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100여 미터를 가니 서울대 셔틀버스가 와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올라 서울대학교에 진입하려니 초입에서부터 운집한 꽃다발 상인들이 마치 구름처럼 어찌나 많던지요! 하긴 그 바람에 경쟁이 붙어 꽃값이 싸다는 측면은 없지 않았습니다만. 아무튼 거듭되는 딸의 문자 문자메시지 안내에 따라 마침내 도착한 사회과학대학 건물 16동 214호. 그 입구에서부터 딸에게 쏟아지는 선,후배와 지인들의 카메라 세례 가운에 저도 합류했지요. "안녕들 하세요. 제가 얘 아빱니다." "와~ 똑같은 붕어빵이세요!" 이윽고 시작된 학위수여식에서 딸은 자랑스런 석사학위를 학과장 교수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런데 박사학위 2명과 석사학위 10명, 그리고 학사 과정 수료의 21명의 학위 수여식 과정에서 맨 처음의 호명자 외엔 다 그렇게 예의 무미건조한 멘트인 "~이하동문"이라고 하여 다소 김이 빠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이란 곳에서, 더욱이 전국각지서 달려온 가족들을 봐소라도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일일히 '<학위기> 성명 아무개, 위 사람은 대학원 석사과정(심리학과)을 이수하고 소정의 시험과 논문심사에 합격하여 심리학 석사의 자격을 갖추었으므로 이를 인정함. 2013년 2월 26일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양승목, 위의 인정에 의하여 심리학석사의 학위를 수여함. 서울대학교 총장 행정학박사 오연천' 이라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라는 아전인수격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졸업식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졸업생과 가족, 그리고 그 지인들의 모습이 한창 봄날의 아지랑이 이상으로 화기애애하기 그지 없더군요. 한데 그 중의 어떤 한 어머니가 자신의 자식인 졸업생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마구 눈물을 빼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자 정신'으로 냉큼 다가가 토끼처럼 귀를 쫑긋 세워 그 연유를 파악했지요. "이 좋은 날 왜 우세요?(돈을 받고 찍어주는 사진사)" "흐흑~ 이럴 때 쟤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오죽이나 좋았을까요!"

유추하건대 과부가 되어 참 어렵게 바라지를 한 덕분에 어제 기어코 자신의 자녀를 졸업시킨, 실로 장한 이땅의 어머니로 투영되더군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동화되어 찔끔 눈물이 나올 뻔 하여 서둘러 이를 제어하느라 힘들었지요. 비록 입밖으로 내진 않았으나 여전히 눈시울이 뜨거운 그 어머니께 저는 무언의 응원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결코 없습니다. 당신의 노고가 있었기에 당신의 자녀는 지금 이 순간 숱한 사람들에게서 부러움과 칭찬의 대상으로까지 우뚝 선 것입니다. 고로 당신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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