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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퇴치에 나선 섬마을 부녀회장 선생님

이연식 태안 가의도 부녀회장, “자막 몰라 TV 못 볼 때 안타까워” 자원봉사 자처

2012.03.20(화) 주간태안신문(east33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문맹퇴치에 나선 섬마을 부녀회장 선생님 사진  
▲ 이연식 가의도 부녀회장이 자원봉사로 문해교사를 자청해 문맹퇴치에 나섰다. 특히, 노래와 접목시킨 그의 교육방식은 교육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어르신들에게 한글 깨치는 기쁨을 주고 있다.
“TV를 틀어도, 노래방 기기를 틀어도 글을 모르다보니 자막을 읽지 못해 그동안 라디오를 틀어놓고 노래를 듣는 게 고작이었다. 너무나 안타까웠다.”

한글을 몰라 TV는 물론 그 흔한 노래방 기기도 이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그나마 젊은 부녀회장이 무일푼 자원봉사로 문맹퇴치에 팔을 걷어 붙여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에서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연식(62)씨로, 이씨는 50대는 단 한명 뿐 이미 평균나이 75세 이상의 초고령 섬이 되어버린 가의도의 한글선생님이다.

교사 출신으로 10여년 전 고향인 가의도에 정착한 주만성 이장과 함께 환상의 콤비를 자랑하며 문맹퇴치에 나선 이씨는 요즘 마을 어르신들이 한글자씩 한글을 깨우쳐가는 보람에 인생 후반기를 뜻깊게 보내고 있다.

  문맹퇴치에 나선 섬마을 부녀회장 선생님 사진  
▲ 문해교사가 들어오기 어려운 가의도의 문맹퇴치에 부녀회장이 무일푼 자원봉사에 나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깨치는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특히, 노래를 통한 한글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요즘 마을회관에 장식물처럼 설치되어 있던 노래방 기기에서 자막과 함께 흘러나오는 노래를 어르신들이 따라 부를 때 ‘가르친 보람’을 느낀다고. 최근에는 이씨의 애창곡인 ‘고장난 벽시계’를 어르신들이 마스터했다며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이씨는 “처음에는 가사만 적어서 글을 가르쳤는데, 그러다보니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지금은 음을 넣어서 글도 가르치고, 노래도 가르치고 있다”며 “재미있게 배우다보니 어르신들도 흥이 나서 그런지 더 교육에 집중하는 것 같고, 교육의 성과도 배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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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맹퇴치에 나선 섬마을 부녀회장 선생님 사진  
▲ 이연식 부녀회장은 어르신들에게 한글 깨치는 재미와 함께 흥을 돋우기 위해 노래를 가사에 음을 붙인 노래교육법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깨치는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이씨가 자원봉사로 섬마을의 문해교육을 시작하기 전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지난 2008년의 기억은 지금도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 있다. 시꺼먼 기름덩어리가 가의도를 덮친 지 채 3개월 만에 평생을 의지하며 동반자로 살아온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찾아온 갑상선 암. 이중고를 홀로 떠안아야 했던 이씨는 그러나 살아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어려움을 혼자서 이겨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아 건강을 되찾다보니 그의 시선 은 자연스레 주변 이웃들을 뒤돌아보게 됐다.

하여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살림을 꾸려나가게 되었고, 문해교사도 자원봉사로 자처해 마을 어르신들의 신명나는 제2의 인생을 열어주기에 이르렀다.

흔히들 주변 이웃들에게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네지만 이씨는 뜻밖에도 “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며 허리를 매만졌다.

자칫 이기적이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내가 건강해야 지금처럼 마을 어르신들도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으니까”라는 이씨의 말을 듣고는 이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문해교육을 시작한 지 이제 갓 6개월. 아직 편지쓰기에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글을 읽는데는 문제가 없다는 가의도 주민들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전한다. 또, “물때를 고려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1주일에 2번 정도의 교육이 있는데 그 시간이 손꼽아 기다려질 정도.”라고 어르신들은 입을 모았다.

군수와 면장에게 편지쓰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전하는 이연식 부녀회장은 “처음 교육 시작할 때만해도 어르신들이 이름조차도 쓰지 못했는데, 글을 읽고 쓰는 걸 보면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오는 2014년이면 문해교육 3년을 마치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건의해 볼 예정”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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