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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쉼터' 아산 신정호수공원

2012.02.15(수) 김진환(wlsghks7001@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신정호수공원을 찾았다. 이름도 신선한 곳이고 고여있는 듯 흐르는 듯 달빛의 살결처럼 고운 파장이 말없이 나를 반긴다. 진객도 보인다. 목을 길게 늘어뜨린 두루미는 깊은 상념에서 무엇을 생각하는 지 석양을 향해 고개를 젖히고 있다. 바싹마른 물풀은 호수쪽으로 가늘게 흔들리면서 가녀린 춤을 추고 있고 넓은 호수는 두 팔을 열고 나를 반긴다.

고모님이 신정호수공원산책을 제안하셨다.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천천히 호수공원산책길에 나섰다. 옆에서 같이 걷고 계시는 고모님도 발 걸음이 가볍다. 60이 가까운 고모는 나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언제나 어릴때부터 재기가 발랄했던 고모는 결국 교편을 잡으셨고 지금은 아이들을 돌보고 계신다. 머리도 이젠 잔설이 내린듯 흰머리가 자욱하다. 세월은 이렇게도 무상하게 흘러가는 가 보다. 내가 가까이서 자주 뵈어야 하는데 그리 못하는게 아쉽다.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잘 꾸며진 산책로는 걷기가 미안할 정도로 깨끗하고 주위경관도 빼어나다. 곳곳에 안내판과 머물 수 있는 안락의자형 쉼터, 간이화장실, 편안하고 자연친화적인 나뭇길, 갈대가 우거진 호수가장자리는 당장에라도 원앙들이 나를 맞이 할 듯하다. 지금은 명상의 시대라고 하는데 이 신정호수공원에 오면 명상이 절도 되는 듯하다. 말없는 자연과의 교감이 심연깊이 흐르고, 바람이 없음에도 잔잔히 이는 물결은 세파에 찌던 내 가슴을 조용히 쓰다듬는다,

고모님,,,여긴 참 좋는 곳입니다. 잔잔한 물결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글쎄...마음이 너무 편안해 지네, 나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살고 싶은데 잘 안되네,

하지만 그런 마음만은 놓고 싶지가 않단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을 이런저런 예기를 하며 걸었는데 별 피곤함도 모르겠다. 오히려 가벼워진다. 사진을 찍는 분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분도 계신다. 나는 이따금 만나는 이들에게 목례를 하였다. 인사도 잘 받아준다. 날씨도 포근한 편이다. 사람들의 표정이 호수를 닮아서인지 표정도 밝다. 모두가 여유있고 평화롭다. 아산사람들의 행복지수를 올리는데 이 신정호수공원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을 직감할 수가 있다.

호수가 있는 곳에는 평화로움이 있다. 물이 있고 흐름이 있고 새가 있고 사람이 모여 웃음이 생긴다. 아스팔트가 넘쳐나고 시멘트 빌딩이 형형색색으로 높이를 뽐내고 있는 지금의 삭막함으로 점점 우리네 감성이 무디어져 가지만 이 신정호수는 부드러움과 편안함과 낮음으로 우리를 반기고 있다.  

멀리 노을이 지는데 호수의 아름다움은 더욱 장관이다. 약1시간을 걸었다. 걸으면서 피로가 풀리는 곳은 이곳이 처음인 듯 하다. 도심지에서 다소 떨어진 곳인데도 이 신정호수는 특유의 풍요로움과 깊은 사색을 선사해주는 어머님 마음같다. 자주 찾아와서 머리를 식히고 여유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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