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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마곡사! "만추(晩秋)에 다시 보자고요"

2011.09.28(수)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제 모처럼 ‘빈집에 소’가 들어왔습니다. 그건 바로 문화재청이 실시한 <문화재 사랑 사진공모전>에서 당선이 된 때문이었지요. 등기우편으로 도착한 당선 축하 안내문의 속엔 5만 원권 쇼핑문화상품권이 석장이나 같이 들어있었습니다.

‘마침 싸구려 소파(sofa)가 낡아서 거기 앉으면 되레 허리까지 아팠는데 잘 됐네! 여기에 더 보태서 그거나 하나 사자.’ <문화재 사랑 사진공모전>에 제가 응모한 사진은 과거 공주 마곡사를 찾았다가 대웅전 앞에서 촬영한 사진을 디카로 다시 찍어 보낸 것이죠.

물론 당시는 제가 아주 젊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진을 보자면 지금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그렇게 근사하고 핸섬(?)했지요. 아무튼 모처럼 공모전에서 그러한 선물까지 받고 보니 불현듯 공모전에 대한 이모저모가 뇌리의 강물에서 갓 튀어나온 잉어인 양 그렇게 팔딱거렸습니다.

오로지 각자의 실력과 때론 약간의 운까지 따라야만 비로소 당선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장르가 바로 공모전입니다. 아울러 그 어떤 부정과 협잡(挾雜)마저도 용서되지 않음은 물론이죠. 제가 처음으로 공모전다운 공모전에서 커다란 기쁨을 누렸던 건 지난 6년 전의 이맘때였습니다.

지금도 매년 실시되는 근로복지공단과 KBS미디어가 공동주최하는 <전국 근로자 문학제>에서 수필 부문 금상을 받은 것이죠. 거액의 상금도 감사했는데 중국으로 5박 6일이나 되는 문화기행까지 보내주어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습니다!

작년엔 정식 문인(수필가)으로 등단하기에 이르렀는데 그러나 이때는 돈(상금)을 받은 게 아니라 도리어 제가 돈을 써야 했지요. 이는 등단의 어떤 기본이자 패러다임 수순으로써 제가 등단하여 실린 글의 책자를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는 게 관행이라고 해서였습니다.

이밖에도 기타 공모전에서 당선과 수상의 숫자는 두 손가락으로도 부족할 만치로 그렇게 수두룩합니다. 그걸 모두 밝힌다는 건 지면도 아깝고 또한 괜스레 별 자랑을 다 한다는 눈총을 받을 우려도 있어 생략하렵니다.

다만 하나만 더 내세우고자 하는 건 디지털카메라(디카)입니다. 6년 전, 중국여행을 할 당시만 해도 제겐 디카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듬해 모 제약회사에서 신제품 숙취해소 드링크를 발매하면서 공모전 이벤트를 하였지요.

장르는 속이 확~ 풀어지는 해장국을 직접 조리하라는. 근데 제가 누굽니까? 요리라고 하면 제가 또 한가락하지요! 저, 거기에 또 응모해서 당시의 시가 80만 원짜리 디카를 부상(세금 22% 납부 뒤)으로 덜컥 받았습니다.

오늘도 이메일을 열면 각종의 공모전 안내가 마치 *설빔처럼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공모전에 도전합니다. 그러면서 다시금 당선을 누리리라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먼저 마시는 설렘과 기쁨의 *늦에 함몰됩니다.

한데 절대서민인 제게 있어 이러한 낙도 없어서야 어찌 이 삭막하고 풍진 세상을 여전히 용감히 살 수 있을까요! 제 말이 틀렸습니까? ^^ 끝으로 한 마디만 더 할 게요. “마곡사여, 고마워요! 덕분에 상품권 탔어요. 올 만추(晩秋)에 다시 보자고요.”

*설빔 = 설을 맞이하여 새로 장만하여 입거나 신는 옷, 신발 따위를 이르는 말.
*늦 =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 일의 근원. 또는 먼저 보이는 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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