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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전산교육장에서 (가칭)도민리포터 워크숍을 마치고 중요한 일정이 약속돼 있어 온양온천에 들렀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재래시장을 둘러보러 가는 길목에서 무척 재미있는 청바지 가게를 만났다. 마네킹이 입고 있는 청바지마다 갖가지 특별한 문구를 허리춤에 끼워놓았는데 그것들은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다가 여러 옷가지들이 어떤 이름으로 적혀 있나 몹시 궁금해 시장 안에서 찐 옥수수와 사과 한 알을 부리나케 사고 나선 다시 그 가게를 찾아 이 한 장의 사진을 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파마 포기하고 산 바지"다. 순간 나는 내 머리카락을 만졌고, '어? 청바지가 맘에 들면 파마쯤이야 나중에 해도 되겠네!'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 외에도 "내 궁둥이를 빛낸 착한 바지" "오빠 멋쟁이" "까도남의 필수품" "때론 보이쉬하게" 등등 각자의 취향에 맞게 청바지들을 이색적이면서 그럴싸한 문구로 내건 것이 무척 신기했다.
주인의 독특한 언어적 감각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청바지 가게에서 나는 옷을 사지 못했다. 넉넉한 몸매를 안타까워하며 돌아나오는 길, 적신호등 앞에서 국민 애송시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를 맘속으로 읊조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중략)"
'누군가에게는 오늘 만난 각양각색의 청바지들이 주인의 개성을 빛내줄 '또 하나의 이름, 꽃'이 되었겠지'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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