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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으로 전락한 농막과의 전쟁

2011.09.13(화) 김기숙(tosuk4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농어촌공사에서 경지 정리를 하면서 듬성듬성 논 가운데 서너 곳 커다란 농막이 지어졌다. 농막은 농부들이 논에서 일을 하다 쉬어서 하라는 뜻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난간도 있고 제법 예쁘게 지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손에 부서져 지금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 하지만 정작 쉬어야 할 농부들은 바쁜 탓에 한가지게 별로 쉬어보지를 못한다. 오히려 청소년들의 놀이터가 되어 밤이면 불량 청소년들이 삼상오오 짝을 지어서 노는게 다반사다.

밤에 그 곳을 지나려면 두려움에 공포다. 그뿐인가 대낮에도 학교를 안 가는 날이면 한참 학교에 갈 학생들이 어른들이 옆에서 일을 해도 민망할 정도로 할 정도로 놀고 있다. 먹다 남은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채 버리고 간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어디 청소년 뿐이것나 양심 없는 사람들도 농막에서 놀다가 버리고 간다. 쓰레기가 모이다 보니까 심지어 산업 쓰레기와. 가정 쓰레기. 건축물 쓰레기. 농약병. 폐비니루가 모이기 시작 하더니 누군가 불을 질러 태우기도 했다.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경고장을 써 붙여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타다 남은 쓰레기와 계속 버려지는 쓰레기는 산더미만큼 커진다. 그 때마다 쓰레기 못 버리게 하는 방법을 생각 했다.

생각 해 낸 것이 쓰레기를 완전히 치워내고 수풀과 억새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서 먼저 쓰레기를 치워 달라고 했다. 쓰레기가 얼만큼 되느냐고 한다. 조그만 용달차가 와서 싫어 가면 된다고 했다. 쓰레기를 치워주면 어느 누구라도 다시는 못 버리게 곡식을 심겠다고 했다. 제초제를 한 번 주니까 억새 뿌리가 단단해서 죽지를 안는다. 한 열흘 쯤 있다 또 주었다. 그 독한 억새는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 곡식을 심었다. 나와의 약속은 지킨 셈이다.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느라고 갖은 노력을 했다. 이곳을 자주 다니는 누구는 땅이 없어서 여기 까지 와서 곡식을 심었느냐고 비아냥거림하고, 또 누구는 동사무소가 담당인데 나한테 왜 이런 일 하느냐고 했다. 여럿이 버리는 쓰레기를 혼자의 힘으로 대처하기란 참 힘들었다. 요즘은 곡식이 나날이 다르게 커가고 있다. 곡식 앞에서 양심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지만 농막이 있는 한 양심 없는 사람들이 언제 또 쓰레기를 버리고 갈 지 의문이다. 쓰레기가 없으니 지나가는 사람들 얼굴도 찡그리지 않는다.

농어촌공사와 동사무소에서 벌금 내는 경고장을 세웠어도 못 본채 쓰레기를 태우다 경고장마저 태웠다.

앞으로 어느 누구라도 쓰레기는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말고 버려야 할 곳에만 버리는 일등국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농막과의 전쟁 사진  
▲ 쓰레기를 치워낸 자리에서 타다 남은 경고장과 곡식이 자라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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