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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우동 한 그릇' 주인공들

우동집을 찾아가는 까닭은

2011.09.10(토)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평소 술을 즐깁니다. 또한 음주의 양은 기본이 소주 세 병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음주한 이튿날엔 으레 시원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선호하게 됩니다. 어제도 그랬는데 그제 소주를 세 병 마셨더니 속까지 확~ 풀어줄 우동 한 그릇이 참으로 사무치게 그립더군요!

그러나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의 근방엔 그 많은 식당들이 포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짬뽕은 있으되 유독 그렇게 우동은 팔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제도 같이 근무하는 선배님께 저는 이런 농담을 했던 것입니다.

“에잇~ 우동도 안 파는 이 더러운 세상!” 최근 짜장면이 종전의 자장면에서 그 자격을 인정받아 ‘짜장면’으로 써도 괜찮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제가 좋아하는 ‘우동’을 국어사전에선 여전히 ‘가락국수(가락을 굵게 뽑은 국수의 하나)의 잘못’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니 답답하네요.

저는 또한 그런 우동이 아니라 중국 음식점에서 파는, 면발이 굵고 시원한 해물이 듬뿍 들어간 ‘오리지널 우동’을 의미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국어사전에선 또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외식과 중식의 중국 음식 양대 산맥 중 짜장면의 대척점(?)에 서 있는 ‘짬뽕’을 실로 어처구니없게도 ‘뒤섞기’로 순화하거나 초마면으로 쓰라고 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오늘이라도 당장 중국집에 가서 “여기 뒤섞기 한 그릇 주세요.”라고 해 보세요. 그런 단박에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냐는 반문이 돌아올 것입니다. 아울러 “초마면 하나 주실래요?”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양반이 못 드실 걸 드셨나, 왜 자꾸 엉뚱한 소릴 해서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어 짜증이 나는데 불에 기름을 붓는 거요?” 하여간 우동은 짬뽕과 마찬가지로 중화요리의 하나로써 국수에 각종의 해물이나 야채 볶은 것을 섞어 내 주는 음식입니다.

우동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여기에 고춧가루룰 솔솔 뿌려서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되지요. 누구에게나 개인적으론 슬픈 음식이 있을 겁니다. 우동이 저로선 과거의 슬픈 음식 중 하나죠.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지은 책 <우동 한 그릇>을 보면 문을 막 닫으려는 우동집에 어떤 어머니가 두 아들을 데리고 들어옵니다. 우동 한 그릇을 셋이 나눠먹을 정도로 가난했던 그들 모자는 하지만 후일 아들이 모두 성공해서 그 우동집을 다시 찾지요.

박복하여 일찍부터 소년가장이 되었던 시절, 고향인 천안역 앞에서 구두를 닦고 행상을 하였습니다. 그리곤 그 앞에 있던 우동으로 통칭되는 가락국수(전문식당에서)를 정말이지 물리도록 먹었지요!

이는 밥에 비해 우동이 훨씬 값이 저렴한 때문이었습니다. 세월은 여류하여 아들은 대기업의 당당한 사원이 되었고, 딸은 이름만 대면 부러워 마다 않는 서울의 명문대 대학원생으로 변모했습니다.

추석을 맞아 아들은 어제 왔고 딸은 오늘 오전에 집에 올 것입니다. 한가위임에도 차비 한 푼을 못 받은 비정규직 아빠를 위로코자 아들은 어제 제게도 용돈을 넌지시 주더군요. 그래서 어찌나 고맙던지요!

‘아들아, 고마워! 너와 네 동생은 진정 제 2의 ’우동 한 그릇‘ 주인공들이로구나...’ 함께 점심을 먹고자 오전 11시 경 도착 예정인 딸을 아들과 함께 마중을 나갈 요량입니다. 딸을 만나면 우동을 잘 하는 집을 찾아 가겠습니다.

  제 2의 '우동 한 그릇' 주인공들 사진  
▲ ▲ 우동이 과거엔 슬픈 음식이었으되 지금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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