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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추석 귀향전쟁 이야기

2011.09.08(목)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첫 직장에서 주임으로 승진하면서 인천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아들은 생후 백일도 채 안 되던 즈음이었지요. 아무튼 인천으로 발령을 받아 부임했더니 직원들이 인천의 명물이라며 ‘물텀벙이’라는 걸 사 주었습니다.

그걸 안주삼아 통음을 잘 한 뒤 함께 일을 하게 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추석 명절이 닥쳤습니다. 그런데 인천에서 천안까지 오자니 그야말로 개고생에 다름 아닌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자리조차 없는 콩나물시루의 시외버스에 오르는 데만도 2시간 이상이나 기다렸으니까 말입니다. 또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버스 안에서만 얼추 5시간 가까이나 시달리고 보니 이건 뭐 누구라도 파김치기 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가까스로 천안 터미널에 도착하자 아내는 금세라도 쓰러질 듯 했지요. “귀향 두 번만 했다간 아예 불구 되겠네!” 어제 방송에서 올 추석의 귀향 열차표를 매점매석한 후안무치한 작자들이 검거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내용인즉슨 인터넷의 승차권 구매 대행 사이트에서는 서울역 등지의 ‘현장’에서완 달리 쉽게 표를 구할 수 있었다는데요... 그러나 알고 보니 이들은 사이트 운영자가 가족과 친지 등의 명의를 빌려 승차권을 사재기한 뒤 최고 40%의 수수료를 붙여 되팔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는 현행의 허술한 열차표 발매 시스템과 더하여 하나의 컴퓨터에서 여러 개의 회원 ID로 열차표를 구입하거나 같은 신용카드로 열차표를 무더기 결제하더라도 딱히 막을 수 없는 불합리성이 그처럼 사재기 판매를 부추겼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 하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같이 열차표를 사재기하여 치부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겐 법정최고형으로 다스려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과거 서울역 등에서는 암표상을 막고자 지금으로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어떤 점입가경의 풍경까지 연출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예컨대 열차표를 구입하기 위해 서울역 앞에 장사진을 친 구름 같은 인파의 정리와 함께 암표상의 적발을 위해 출동한 경찰은 새치기조차 막는다며 예매객들을 쭈그려 앉히고 일어서지 못하게 장대를 머리 위로 휘젓는 경우도 다반사였다지요?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그러함에도 마구잡이로 끼어드는 승객의 제압으로 곤봉으로 내리치기도 했다고 하니 그 시절의 추석 귀향전쟁은 그 얼마나 살벌했을지 쉬 유추된다 하겠습니다.

이제 올 추석도 나흘 남았습니다. 내일은 아들이, 모레는 딸이 집에 올 것입니다. 둥그런 보름달과도 같은 그리움이 더욱 커져 가는 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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