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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그리고 노스탤지어

2011.09.06(화)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젯밤, 누군가 똑똑~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래서 잠결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방문을 열었지요. “누구유? 이 한밤중에!” 그러자 그 나그네가 말하더군요. “아, 네. 저는 가을 새댁입니다. 새로 이사를 온 요 아래채의 새댁이죠.” 이에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살았던 여름이 아직 이삿짐도 덜 챙겼는데 벌써 오시면 어떡해요? 미리 연락 좀 주시지 않고유.” 그러거나 말거나 이사 온 그 ‘새댁’은 얼추 막무가내였습니다. “어차피 여름은 그 식구들이 죄 이사를 간 마당이거늘 무얼 그리 망설이세요? 어서 문 열고 저를 받아주세요! 저도 짐을 내려놓은 다음엔 곧바로 고향에 가야 한다고요. 낼모레가 바로 추석이잖아요!”

그처럼 간구(干求)하는 새댁이었는지라, 또한 저 역시도 추석을 맞아 귀향할 입장인 터였기에 결국엔 문을 화들짝 열어주었지요. 제 고향은 충남 제일의 도시인 천안시입니다. 지금이야 승용차가 없지만 예전엔 추석이 도래하면 가족을 모두 태우고 ‘룰루랄라~’ 음악을 들으며 고향을 향해 신나게 달렸지요.

그렇게 선호한 음악 중 팝송으론 단연 죤 덴버의 ‘고향으로 가는 길’을 의미하는 take me home country road가 우선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오래 전 모두 작고하시어 고향엔 이제 일가붙이마저 전무하지요.

그러나 선친의 산소가 있었고 죽마고우들, 그리고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득시글하였기에 마음은 언제나 노스탤지어의 향수(鄕愁)로 가득 차곤 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좋아한 노래는 ‘only you’, 즉 플래터스의 ‘오직 너만!’이란 뜻의 팝송이었는데 이 또한 저에게 있어서도 고향이 역시 제일이란 관념을 고착화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따라 부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노라면 차는 어느새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소재의 독립기념관 부근을 지나곤 했습니다. 이어 천안 IC에 진입할 무렵이면 음악은 또 냉큼 톰 죤스의 keep on running으로 바뀌었는데 이 노래 역시 과거엔 정말이지 귀가 물리도록(?) 들었던 노래였지요!

군내 나는 가난으로 말미암아 승용차는 진즉에 팔아먹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시절에 들었던 그 주옥같던 팝송 테이프와 CD들도 다락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며 낮잠을 자고 있지요. 여하튼 올 추석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에 갈 겁니다.

어제 이사 온 ‘가을 새댁’처럼 기분 좋은 색바람을 맞으면서요. 요즘이야 다들 스마트폰이 있으니만치 거기서 가을 소나타를 들으면서 말입니다. 참~ 귀향길은 평소처럼 밀리지 않을 것이므로 작년처럼 고속버스로 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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