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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휘날린 임진년 새해아침

어머니를 배웅하며 -8

2012.01.04(수) 오명희(omh12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임진년 새해 첫날부터 눈발이 휘날렸다. 탐스런 눈송이처럼 올해는 우리 가정에도 행운이 펑펑 쏟아지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아침식탁을 차렸다. 다소 늦은 아침식사라서 일까, 어머니는 시장하셨던지 단숨에 아침상을 물리시고는 오늘이 무슨 날이기에 떡국을 끓였느냐며 어린아이처럼 날 붙잡고 놓칠 않는다. 아마도 나이 한 살 더 들어 아흔 살이 되고나니 금세 정신이 맑아지셨나 보다.

어머니가 노인병원에서 집으로 오신지도 어느새 10개월째다. 이제는 어머니 스스로도 적응기에 접어들고 있는 듯 하지만 몸져누워 계시기에 병수발을 도맡아 하고 있는 아들, 며느리의 희생정신 없이는 불가능한 삶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이따금 생떼를 쓰곤 하신다.

아침식사 후 분명 약을 복용했는데도 안 드셨다고 부득부득 우기길 않나, 지금껏 복용한 약은 죄다 효험이 없다며 다른 약을 지어오라고 보채질 않나, 또한 목욕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몸이 군실거린다며 또 씻겨 달라고 칭얼대지를 않나.......

어쩌겠는가. 지금 어머니의 증상은 몸도 마음도 병들어 저능아에 불과한 것을, 그래서 양력 설날부터 작심하고 어머니에게 목욕선물을 했다. 나의 노동력만 투자함 얼마든지 해결될 일이기에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문득 ‘사람은 한낱 숨결에 지나지 않는 것, 한평생이래야 지나가는 그림자입니다.’ 라고 한 구약성서의 말씀이 떠오른다. 지친 내 삶에 위로의 메시지를 던져주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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