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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발견한 생명에너지

작물은 농부가 아니라 밭이 키우는 것입니다.

2011.12.03(토) 황소걸음(haengnim560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11년 마지막 달을 보내며 한 해 동안 특별히 의미 있었던 날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9월 20일은 생명의 텃밭은 만든 날이고, 10월 18일은 그 밭에 첫 작물인 시금치 씨를 뿌린 날이고, 11월 28일은 그 시금치를 처음 수확하여 맛있게 먹은 날입니다. 뭐 그리 대단한 날이라고 호들갑이냐고요? 나에게는 참 대단한 날입니다. 내 삶에 참된 희망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나는 생명의 텃밭에 흠뻑 취해 살았습니다. 텃밭에서 내 삶의 에너지를 발견했습니다. 시골에서 살면서 밭을 만들고 씨앗을 뿌려 거두어 보았지만 텃밭의 생명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농부가 작물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작물은 농부가 키우는 것이 아니고 밭이 키워주는 것입니다. 환경만 잘 만들어 주면 스스로 크는 것이지요.

농부가 작물을 키우는 것과 밭이 작물을 키우는 것은 같은 것 같지만 아주 다릅니다. 농부가 작물을 키우면 자신이 키우려는 작물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작물에 해로운 것은 죽이고 좋은 것을 주지요. 그래서 원하는 작물을 얻습니다. 그러나 밭이 작물을 키운다고 생각하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지요. 이런 생각을 하면 밭을 살리는 일을 합니다. 밭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 밭에서 작물이 스스로 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임신하는 경우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좋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내를 사랑하여 아내를 편안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납니다. 아내는 아기를 자라게 하는 밭과 같습니다. 더 나아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납니다. 지나치게 간섭하고 강요하여 부모가 의도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좋은 환경이 바로 밭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올가을에 무경운으로 밭을 만들었습니다. 경운을 하면 밭 속에 생물들의 집이 무너집니다. 밭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생물이 밭을 건강하게 합니다. 특히 지렁이가 대표적이지요. 새로 만든 밭 위에는 산에서 가져온 부엽토를 비롯하여 풀등으로 잘 덮어주었습니다. 이를 멀칭이라고 합니다. 밭은 맨몸을 드러내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옷을 입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수분도 적당히 간직하면서 흙 속에 있는 풀들의 발아를 막아줍니다. 이렇게 밭을 잘 만든 후에 계속해서 밭 위를 덮을 것들을 준비하였습니다. 시골에 살아서 이웃들이 불태워 버리는 참깨 대를 비롯하여 가을걷이를 끝낸 작물을 덮어 주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내년 봄부터 씨를 뿌려 본격적인 농사를 지을 생각이었으나 올해 가을에 실험적으로 시금치 씨를 뿌렸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토종 씨를 구해서 뿌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고 합니다만 시중 종묘상에게서도 파는 것도 토종 씨라고 해서 이 씨를 사다가 뿌렸습니다. 그리고 약 40일이 지난 11월 28일에 밭에 뿌린 시금치 중에서 너무 빽빽하게 심은 시금치를 솎아내었습니다. 이 시금치가 생명의 텃밭에서 나온 첫 수확입니다. 아주 싱싱한 이 시금치로 양념해서 즐겁게 먹었습니다. 그야말로 생명의 텃밭에서 나온 싱싱한 채소입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밭을 건강하게 하니까 밭이 스스로 작물을 키워줍니다. 시골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텃밭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텃밭을 생명의 텃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생명의 텃밭을 만드는 운동을 할 때 우리의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고, 세상도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텃밭에서 발견한 생명에너지 사진  
▲ 생명의 텃밭에서 거둔 시금치로 만든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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