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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끄는 시어머니의 신비술

어머니를 배웅하며 -6

2011.11.25(금) 오명희(omh12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늘 그래 듯이 오늘도 나는 출근 전 어머니의 방으로 발길을 옮긴다. 인기척을 느낀걸까.  어머니는 침대 위에서 자는 듯 누워 계시다 얼른 내 쪽으로 몸을 돌리신다. 그리고는 내 손을 꼭 잡으시고는 ‘손님 없으면 일찍 와?’ 라고 하신다. 오랜 병치레로  몸이 더 안 좋으시니 이제 응석받이 어린아이가 다 된 것 같다.

문득 오스트리아의 정신학자이자 심리학자이었던 아들러(1870년 2월- 1937년 5월)의 말씀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놀랄만한 특성의 하나는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힘이다.’ 라고 한 그 한마디가 말이다. 그렇다. 어머니는 요즈음 분명 그 큰 힘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계신 것이다. 수년 째 온갖 질병으로 몸져누운 어머니는 기력이 많이 떨어져 거동을 전혀 못하신다. 그러면서도 평생을 함께 한 맏며느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으니 어찌 놀라운 일이지 않을 수 있을까.

어머니는 요즘 부쩍 나에게 칭찬을 많이 하신다. 아침상을 물리고 나면 ‘맛있게 잘 먹었다. 고맙다.’ 하시고 목욕을 하는 날이면 늘 ‘힘들었지?’ 하시고는 우리 큰며느리 아니면 누가 날 씻겨주겠느냐고 한다. 그리고는 ‘난 너 없으면 못 살아’ 라고는 목이 메여 오는 듯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곤 하신다. 이제는 눈물샘까지 말랐는지 눈가에 이슬조차 맺히지 않는데 말이다. 그러니 내 몸이 아무리 고달픈들 어찌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렇듯 어머니는 자신이 처한 최악의 조건을 예쁜 말씨로 최선의 기회를 만들고 계신 것이다. 옛말에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는 이야기가 있듯 어머니는 말 한 마디 잘 해서 천냥 짜리 말이 되게 하는 타고난 재주꾼이지 싶다. 그것도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요술쟁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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