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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은하수공원과 아이들의 우애

2011.02.22(화)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부음(訃音)을 받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계셨던 처외삼촌께서 그만 운명하셨다는 내용이었지요. ‘외삼촌 산소에 벌초하듯 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정성을 들이지 않고 건성으로 일한다는 걸 꼬집을 어떤 경구(警句)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사뭇 다른 의미이자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왜냐면 고인께선 장모님의 남동생이자 또한 평소 제겐 아버님처럼 가깝게 느껴진 분이셨기 때문이죠. 여하튼 이튿날 모 병원의 장례식장에 가니 문상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문상객들은 이구동성으로 고인께선 평생을 누구에게 원한은커녕 책잡힐 일조차 전무한 채 마치 학처럼 살다 가셨노라며 칭찬과 아쉬움을 동시에 피력했습니다.

장모님께선 연신 오열을 금치 못 하셨는데 그래서 저는 장례식장에서 다시금 형제지간처럼 가까운 관계는 다시없음을 새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3일장을 치르고 처외삼촌께서는 운구차에 실려 충남 연기군 남면 소재의 은하수 공원으로 가시어 영원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여전히 슬픔을 억제치 못 하여 너무 우신 장모님과 장모님의 형제들께서는 급기야 목까지 메어 말씀조차 하실 수 없는 상황에까지 봉착했습니다.

그러자 불현듯 작년 이맘때 불과 이틀 간격으로 대학을 졸업한 아들과 딸이 떠오르더군요. 태어날 때는 형과 동생으로 구분되어 세상의 빛을 보는 게 사람입니다.

그러나 죽을 때는 순서가 일정치 아니하고 뒤죽박죽되는 게 또한 인간의 숙명이지요. 처외삼촌께서는 슬하에 많은 자녀와 함께 손자 손녀들까지 두셨지만 현재까지의 저로선 고작 아들과 딸, 이렇게 딱 둘만의 자녀가 있을 따름입니다. 어쨌거나 그렇긴 하더라도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오누이 관계인 두 아이의 평소 우애(友愛)는 쇠라도 자를 만큼 매우 두터운 우정을 이르는 말인 단금지계(斷金之契)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이죠.

그러함에 돈을 버는 직장인이 된 아들은 여전히 공부에 전념 중인 학생 신분의 제 동생에게 툭하면 그렇게 용돈의 채워줌까지를 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 행복도시 은하수공원은 (최신의) 시설도 시설이지만 접근성이 뛰어나서 더욱 좋군!” 돌아오는 버스에서 유가족과 동승객들은 모두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족이겠지만 망자는 말이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었다고 하여 자식이 더 울었는지 아님 형제가 더 했는지 또한 알 수 없는 법이죠. 다만 바라는 건 아이들의 우애가 지금처럼 불변하게 ‘단금지계’로 견고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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