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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함께한 서천 나들이

2009.10.29(목)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인들과 함께한 서천 나들이 사진  
▲ 서천 신성리 갈대밭.
어제는 모처럼 지인들과 충남 서천으로 나들이를 갔다.
새로 뚫린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간 덕분에 두 시간도 안 되어 춘장대 IC에 진입할 수 있었다.

부사 방조제와 철이 지나 인적이 뜸한 춘장대 해수욕장을 경유해 홍원항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각종의 싸고 푸짐한 해산물을 안주 삼아 술과 점심을 함께 먹었다.
해마다 9월이면 열린다는 ‘전어 축제’는 이미 끝났다지만 집을 나간 며느리조차 끌어 들인다는 홍원항의 전어들은 여전히 그 맛이 각별했다.

팔딱팔딱 뛰는 전어들을 구이와 무침으로까지 먹은 뒤 여유작작하게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을 보자니 이담에 나도 저와 같은 여유를 만끽하는 삶을 살았음 하는 욕망이 파도쳤다.

홍원항을 나와서는 송석리에 들러 갯벌 체험장에 들렀다.
마침 썰물 때가 되어 직접 발을 디뎌 조우할 수 있었던 갯벌이었다.
그러자 새삼 그렇게 생태적 가치까지 우수하기 짝이 없는 생명의 보고인 갯벌의 존재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거길 나와서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서천군 한산면에 위치한 신성리 갈대밭에도 들렀다.
주말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하지만 어젠 평일이었는지라 느긋하게 갈대밭의 흐드러진 군무(群舞)까지를 덤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드넓은 금강을 타고 창공으로 오르는 수많은 새들의 비행하는 모습은 지는 노을에 겹쳐지는 장관이자 동가홍상의 압권이었다.

거기서 갈대들과의 만남 뒤에 동동주를 마시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늦게 오세요?”
“응, 여태껏 잘 놀다가 지금 여기는 마지막 코스란다. 술 한 잔 마시고 이젠 집으로 출발해야지.”
아들은 초행길이니 조심하여 오시라고 걱정해 주었다.

“내가 운전하는 건 아니다만 하여간 우리 아들은 늘 고마워!”

문정희 시인은 <아들에게>라는 시에서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보다’라고 했다.
왜냐면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이어서 시인은 이렇게 아들의 존재에 대하여 ‘정의’한다.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지만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이 된 때문으로 ‘너와 나 사이에는’ 필경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르는 것이라고.

대전으로 접어드니 사위(四圍)는 온통 검은 밤이 장악하고 말았다.
노은 역 뒷길의 식당에서 우린 다시금 술잔을 높이 들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다음엔 제가 아들의 취업 턱으로 한 턱 내겠습니다.”

치켜든 술잔 사이로 아까 보았던 신성리 갈대밭의 갈대들이 나부꼈다.
갈대들은 여전히 좌우로 흔들렸다.
하지만 나와 아들과의 부자유친(父子有親) 전선(前線)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요지부동으로 굳건할 것임이 동시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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