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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2024.05.13(월) 12:50:22랄랄라아줌마(orangebabo8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5월은 가정의 달 답게 가족을 위한 날이 많다.
아이들과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다가 예전에 망고라는 고양이가 있어서 아이들이 한참을 자연 속에서 놀고 왔던 봉곡사가 생각이 났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일교차가 커서 감기에 쉬이 걸리기 쉬운 요즘.
한낮에도 차가운 바람이 불어 쌀쌀할지, 갑자기 너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더울지 요즘 날씨를 종잡을 수 없다.
우리는 하늘이 맑은 날, 이 아까운 봄 날씨가 휙 사라질까 누리고자 집에서 느즈막히 오후쯤에 나서 그늘진 오솔길을 걷자니, 적당한 햇볕과 적당한 그늘 그리고 적당한 바람에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에 예쁜 오솔길을 따라 봉곡사에 오를 수 있었다.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곧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있어 주차장 입구부터 사찰 앞마당까지 연등으로 꾸며져 있는 봉곡사를 오랜만에 찾았다.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사찰까지 그리 경사가 높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남녀노소 쉽게 오를 수 있어 더 좋은 곳 같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곳곳에 쌓여있는 돌탑들을 발견하고 본인도 쌓아보겠다며 한참을 애써본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나비 여러 마리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고, 나무 사이사이로 햇살이 쏟아진다. 사찰에 이르는 700m의 울창한 이 소나무 숲길은 산림청에서 주최한 ‘아름다운 거리 숲 부분’에서 장려상을 수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숲길이기도 하다. 왜 수상했는지 이해가 갔다.

사찰로 올라가는 길 소나무 밑동에 한결같이 흉터들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올라갔다. 이 모습은 일제가 패망 직전 연료로 쓰고자 송진을 채취하려고 주민들을 동원해 낸 상처이다. 이야기를 듣던 둘째가 갑자기 밑동에 있는 상처에 손을 갖다 댄다. 시간을 초월해서 그 시대를 느껴보는 중이라고 한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송악면 유곡리에 자리 잡고 있는 봉곡사는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로 옛 이름은 석암사라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6개의 암자 모두 소실되고 그 이후 인조 24년(1646년)에 중창했으며 정조 18년(1794년)에 경헌과 각준이 중수하고 지금의 이름인 봉곡사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현재 봉곡사는 향각전과 대웅전, 물건을 보관하는 고방이 남아있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예전에는 망고라는 고양이 한 마리만 있었지만 이번에 찾으니 고양이 두 마리와 강아지 두 마리가 있었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사찰에 유기 된 지 얼마 안 된 강아지들이었는데 전 주인에게 학대를 당했는지 그 중 한 마리는 한쪽 눈이 아픈 아이였다. 한 아이는 사찰을 찾는 사람들마다 앞에 가서 배를 까고 드러누워 이쁨을 받느라 바빴고, 다른 한 아이는 그런 아이가 못 마땅해서 짖고, 그 가운데에서 스님은 중재하고 계셨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아이들이 강아지를 너무 예뻐하니 강아지 간식을 가지고 오셔서 유기된 이야기며, 리치와 오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먹는 이름으로 이름을 지으면 오래 산다고 하여 그리 지어주셨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리고 강아지들에게 간식도 직접 줘 보라며 미소를 지어주셨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나비와 물소리, 조용히 흘러나오는 불경 소리와 목탁 소리, 강아지와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과 살금살금 고양이의 모습.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이 곳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종교를 믿고, 사찰을 찾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우리는 기와에 소원을 적는 기와불사를 해보았다.
가족의 건강과 재미있게 살자며 끄적끄적 우리끼리의 다짐을 기와에 적어 한쪽에 세워두었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 만공탑

일제강점기 일제의 불교 정책을 반대했던 독립운동가인 만공선사(1871~1946년)가 이곳에서 일체유심조 법을 외우다가 한 깨달음을 얻으며 오도송을 읊었다는 곳이 이곳 봉곡사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공탑이 세워졌으며, 탑 둥근 부분에 새겨진 ‘세계 제일’이란 글씨는 만공스님의 친필이다.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봄의 산책, 아산 봉곡사 사진

봉곡사는 소박하고 아담하지만, 정갈하고 아름답다.
가정의 달로 여기저기에서 북적북적 행사들이 많았지만, 조용히 산책하며, 우리 가족들과 웃음을 나누며, 고양이, 강아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잠깐이지만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봉곡사
충남 아산시 송악면 도송로 632번길 138
041-543-4004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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