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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렁쇠 굴리기 고수가 되다

해미읍성의 새로운 재미

2014.01.20(월) 13:55:13누리봄(ss-199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아이들이 일어나서는 습관처럼 질문을 하네요.
“엄마, 오늘은 어디 갈 거야?”
방학이라 신나고 일요일이라 더 신난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있자니 차마 집에 있자는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영화관으로, 할머니네로, 썰매장으로 다녔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놀기만 한 것 같아 선택한 곳이 서산 해미읍성이었습니다. 조선초기의 대표적인 석성인 해미읍성. 충청도 지역의 군사방어를 담당했던 성이라지요.

반가워요. 해미읍성~

▲ 반가워요. 해미읍성~


서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남편은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서 설명을 했더랬습니다. 태종17년부터 세종 3년 사이에 축성 되었는데 한반도에 있는 성은 대부분 산에 쌓은 산성이거나 강을 끼고 있지만 해미읍성은 평지에 타원형으로 지은 것으로 한반도에 이런 형태의 성은 드물다더라. 핸드폰 검색을 하며 열심히 공부를 시켰지요.

겨울에 찾은 해미읍성~

▲ 겨울에 찾은 해미읍성~


그런데 두 아들 녀석들 들은 척 만척, 하품을 하는 거예요.
이것도 역사 공부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관심이 없더라고요.

이게 뭐지?

▲ 이게 뭐지?


드디어 해미읍성에 도착했습니다. 몇 번이나 왔던 곳이지만 겨울방학에 와 본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멀리서 연 날리기를 하는 모습이 보이자 아이들이 막 뛰어가더라고요.
입구부터 전시되어 있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시물들이 많더라고요.

신기하네~

▲ 신기하네~


화포, 화차, 화살을 실은 차등. 눈이 동그래져서 구경하더라고요.

형, 이거 진짜 멋지지?

▲ 형, 이거 진짜 멋지지?


문문, 청정, 동헌등 둘러봐야 할 곳이 많은데 녀석들의 관심은 딴 데 있는 거예요.
읍성 잔디밭에 마련해 놓은 투호 던지기와 굴렁쇠 굴리기가 그것입니다.
투호 던지기를 하며 아주 신이 났습니다. 굴렁쇠 굴리기는 보는 것처럼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동그란 굴렁쇠가 자꾸 넘어져서 몇 발짝 가다 넘어지고 몇 발짝 가다 넘어지고.

잘 안 되네?

▲ 잘 안 되네?


작은 녀석이 넘어진 굴렁쇠를 똑바로 놓고 다시 한 번 굴리고 다시 한 번 굴리고를 반복했습니다. 처음엔 몇 발짝 못 가더니 제법 오랫동안 굴렁쇠를 굴리게 되었습니다.

형 하는거 잘 봐~!

▲ 형 하는거 잘 봐~!


“오호~ 그래. 와아~”
나도 모르게 아들이 굴렁쇠 굴리는 모습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치고 있더라고요.

다시 연습~

▲ 다시 연습~


바로 옆에 있는 민속 가옥과 천주교 신자들을 박해했던 옥사도 견학해야 하는데 이미 아이들은 굴렁쇠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와~ 성공.

▲ 우와~ 성공.


머릿속으로는 빨리 견학해야지 하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즐겁고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이 보였던 것 같아요.

짜잔~

▲ 짜잔~


결국 해미읍성의 여러 곳은 둘러보지 못한 채 굴렁쇠 굴리기만 하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되어 벼렸습니다. 꽁꽁 언 손을 비비며 아들이 말합니다.

곤장이 왜 이렇게 무겁지?

▲ 곤장이 왜 이렇게 무겁지?


“엄마, 해미읍성 진짜 재밌어요!”
“뭐어?”
아마 우리 아들 머릿속에는 역사책에 나오는 해미읍성이 재밌는 굴렁쇠 놀이터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엔 자꾸 넘어졌는데 내가 자꾸 연습하니까 잘 됐어요!”
하지만 그냥 놀기만 한건 아닌 것 같아 다행입니다. 뭐든지 끝까지 하고 노력하면 된다는 걸 몸소 체험했으니까요.

방명록에 이름도 적고~ 다음에 또 올게요.

▲ 방명록에 이름도 적고~ 다음에 또 올게요.


작은 굴렁쇠 굴리기 하나지만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배어 있는 목소리였습니다.
“그래! 아주 잘했어. 해미읍성 재밌었지?”
“네! 다음에 또 와요!”
아이들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건가 봅니다. 즐거운 해미읍성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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