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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쉬를 쇠사슬로 묶어 놓으면 안될까?"

충남소방본부의 도내 나이트클럽 업소 특별단속과 친구네 가게의 현실

2013.02.20(수) 08:17:49양창숙(qkdvudrnjs@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도소방안전본부에서 최근에 브라질 나이트클럽 화재사고를 교훈 삼아 도내 나이트클럽을 대상으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네요.

도민리포터로서 참 시의 적절하고 필요한 점검을 제때 해 주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 반면에 요즘은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치자”는 말이 유행이라 한답니다.

화재 사고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일으킨 나라가 비록 우리 지구 반대편의 먼 브라질에서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뭐든지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죠. 그 나라의 참사를 교훈 삼고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할 듯 싶네요.

굳이 따지고 본다면 우리도 과거 서울에서 달리는 지하철에 불을 지른 방화범 때문에 애꿎은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때 칠흑같은 지하철 터널 안의 어둠을 뚫고 나온 사람들 중 적잖은 숫자가 바로 휴대폰 불빛을 이용했다는 점이죠.

그때까지는 별거 아닌 걸로 생각해 왔던 휴대폰 불빛이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었던 것처럼, 어두운 공간에서 후레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으로 여관방이나 노래방 혹은 찜질방 같은 곳에서는 의무적으로 후레쉬를 비치하도록 규정해 놓은 것이죠.

하지만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는 안전불감증이 되고, 이런 안전불감증은 즉시 사고로 이어져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게 될 겁니다.

그 후로 신문에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예고된 인재”라는 헤드라인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죠. 그런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챙기고 나서서 점검을 해 주신 충남도소방안전본부의 안전의식과 노고에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아울러 우리 우리 이웃들의 놀라운 안전불감증 하나를 지적하고 넘어갈게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소방법에는 여관방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업소는 정전이나 화재발생시 재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여관방의 객실과 복도 같은 곳에 후레쉬를 의무적으로 비치토록 규정돼 있죠.

업소에 설치해 놓은 비상용 후레쉬

▲ 업소에 설치해 놓은 비상용 후레쉬



그런데 이 때문에 아산에서 여관방을 운영하는 친구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며칠전의 전화랍니다.
 “얘. 너 혹시 여관 가봤니?”
 “여관 가본지는 오래 됐는데. 호텔이라면 몰라두”
 “그래 그럼 호텔이라도... 혹시 호텔 복도 같은데 후래쉬 매달아 둔거 본적 있어?”
 “으응. 봤지. 그게 왜?”
 “너도 그거 보면 빼 가져가고 싶니? 아니면 슬그머니 훔쳐와 본 적 있어?”
 “어이구 미쳤어? 그게 몇푼이나 한다고. 왜? 혹시 너네 여관방에서 손님들이 그거 훔쳐가니?... 말을 들어보니 그렇구나. 참내, 화가 날만도 하겠네...”

내 추측과 위로는 그대로 맞았습니다.

친구네 여관방에서는 법적 규정에 따라 후레쉬를 요소요소에 비치해 두었는데 여관을 나가는 손님들이 한 개 두 개 빼가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몇 개인지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하네요.
 친구는 하소연을 하면서 한숨을 푹푹 내쉽니다.

 “그걸 쇠사슬로 묶어 놓으면 안되니?”
 “그랬다가 진짜 불이라도 나면 쇠사슬을 어떻게 풀어 쓰게?”
 “하긴 그러네. 아니면 그 옆에 CCTV촬영중 이라고 써 붙여 놓으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나도 친구에게 뭔가 도움이 될까 싶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묘안을 찾아주려고 한 말이었는데 친구는 “그래, 그래야겠다”며 좋은 방법이라고 좋아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은 상상 밖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그게 얼마나 한다고 그걸 빼 들고 나갈까요. 그 때문에 여관 주인이 손해 보는 것도 억울하지만, 만약 그 직후 여관에 전기가 끊어진 뒤 불이라도 난다면 다른 숙박 중인 손님들은 다 죽어도 된다는 생각일까요?

에고...
한심한 사람들 때문에 속 끓이는 여관주인 친구도 안쓰럽지만, 돈 만원도 안할 후래쉬 빼 들고 나가는 사람들의 욕심이 더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그런 일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 국가의 국민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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